"입대 연기해야지" "무조건 간다" 군 전역자들 아쉬움도 "억울해" 실효 지적 "윗돌 빼 아랫돌 괴기" 총리실 "현 경찰력 업무 조정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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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경찰제(의경) 재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입대 예정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일고 있다. 다만 군 병역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경 부활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23일) 의경 재도입에 관해 “신속대응팀 경력 인원으로 3500명, 주요 대도시 거점에서 방범순찰대에 가까운 인력으로 4000명 등 대략 7500~8000명 정도 인력을 순차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의경 제도는 1982년 군사 정권 시절, 시위 등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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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은 폐지되기 전까지 41년간 범죄 예방 활동 등 치안 업무 보조 역할을 수행했다.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고, 외출도 비교적 자유로워 입대를 앞둔 이들이 선호하는 복무 형태였다.
특히 2010년대부터 의경 처우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입대 경쟁률이 치솟기도 했다. 마지막 기수인 1142기의 경쟁률은 34.1대1이었다. 한 번 떨어지면 입대를 미뤘다 내년에 재응시하는 ‘의경 재수생’도 심심찮게 등장했다고 한다.
실제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 사이에서는 의경이 새로운 선택지로 나오면 지원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에 사는 20대 초반 김모씨는 “의경은 사회에서 군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좋고, 두발 규제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작업 강도도 훨씬 약하다고 들어서 당연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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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군 복무를 마친 청년 중에선 의경 지원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는 기색도 있다.
20대 중반 박모씨는 “의경 모집이 중단돼 육군으로 입대했는데 전방에 배치돼 휴가도 잘 못 나가고, 코로나19 때 휴가까지 통제됐다”며 “전역하고 나니까 의경을 부활시킨다고 하는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억울하다”고 밝혔다.
최모(24)씨도 “코로나 때 첫 휴가를 150일 만에 나갔다”며 “의경에 갔더라면 적어도 사회에 있으니 휴가를 못 나가더라도 멘탈(정신)은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병역 자원 부족과 인권 문제로 석달 전 폐지한 의경 재도입을 시사한 것은 섣부르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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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미봉책”이라며 “직업 경찰관이 치안을 담당해야지 왜 군(장병)으로 해결하느냐. 값싼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지적도 있어서 폐지된 의경을 부활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도 의경 재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국무총리실은 전날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현재 경찰 인력의 현장배치, 치안활동 최우선 업무 조정 등이 우선으로, 의경 재도입은 ‘추가적 보강이 필요할 시’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