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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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교사 A씨는 최근 “아이가 집에서 배고프다고 한다. 아이를 학대한 거 아니냐”는 학부모 민원을 받았다. 밥과 간식을 평소 먹던 양대로 먹은 날이었다. 이런 민원이 일상이 된 유치원 교사들은 급식 먹기 전·후 식판 사진을 찍어두기까지 한다.
최근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유치원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해서도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를 통해 교사의 정당한 생활 지도 활동을 보호하고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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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됐지만 유치원 교사는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유치원 교사도 교원지위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지만 빠진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유치원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범위를 명시하도록 유아교육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이전부터 추진해왔고 국회에도 이런 의견을 전달했지만, 묵살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악성 민원 등에서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도 유치원 교사의 경우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현행 교원지위법에는 초·중·고교와 마찬가지로 유치원 역시 ‘교권보호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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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교권보호위를 신청할 경우 대부분 시·도교육청 교권보호위로 가는데 유치원 관리자가 의지가 없는 경우엔 교사가 모든 절차를 혼자 다 감당해야 해서 교권보호위를 거의 신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유치원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관해 별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8월까지 교원의 생활지도 범위·방식을 규정한 교육부 고시를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초·중등교육법상 교사들이 대상”이라며 “특수학교와 유치원 교사는 이 고시에 포함되지 않지만 메뉴얼이라도 만드는 것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정당한 생활지도는 유아교육법에 법령으로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법은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데 (법적 근거가 없는) 가이드라인이 유의미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법적인 강제성이 없으니 학부모들이 가이드라인을 파악하고 잘 지킬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명확한 의사표현이 어려운 유아에 대해 교사의 생활지도 범위와 아동학대 면책을 법으로 규정하는 건 아동학대에 준하는 과잉 지도를 방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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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