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다도면 소재 해피니스컨트리클럽이 개발행위 변경 허가 없이 규모를 확대해 시공한 저류지 모습.(나주시 제공) /뉴스1
깊이 3m의 일반적인 골프장 해저드(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골프장 측의 둔감한 안전불감증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골프장 9홀 증축공사를 진행 중인 해피니스cc가 물을 담아두는 저류지를 불법으로 확대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나주시는 국토계획법 위반 혐의로 6월14일 골프장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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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확인한 저류지 불법 증축 규모는 당초 허가내용보다 5배 이상 큰 것으로 확인됐다.
3월 개발행위허가 당시 골프장 측은 저류지 4개소, 면적 1만2988㎡, 저류용량 1만9368톤, 총 깊이 3m로 개발을 허가받았다.
나주 해피니스cc가 불법증축한 저류지 모습. 샷을 하는 티잉그라운드 바로 옆에 조성돼 있다.(구글어스 캡처). /뉴스1
하지만 골프장 측은 저류지 조성 과정에서 재협의한 9m보다 7m가 더 깊은 총 깊이 16m로 불법증축한 사실이 나주시에 의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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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당 저류지가 골프장 외곽이 아닌 샷을 하는 티잉그라운드 바로 옆에 조성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깊이 3m로 조성된 일반적인 골프장 해저드에서 볼을 찾으려다 빠져 숨지는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티박스 바로 옆에 위험천만한 저류지를 조성한 해피니스cc 측의 발상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4월 전남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여성이 해저드에 빠져 숨졌고, 10월에는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도 70대 골퍼가 워터해저드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통상적으로 골프장 내 해저드는 깊이가 3∼4m에 불과하지만 누수를 막기 위해 바닥에 방수포를 깔고, 방수포는 안쪽으로 기울도록 시공한 탓에 얕은 물이지만 한번 빠지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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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골프장 관리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씨는 “그 정도 큰 규모의 저류지라면 골프장 외곽에 조성해야지 코스 한가운데 만든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해피니스cc 측이 개발행위 변경 허가 없이 불법으로 저류지를 불법증축한 배경은 부족한 잔디관리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2011년 2월 개장한 해피니스cc는 잔디 관리를 위한 용수를 농업용 저수지인 나주호에서 공급받았으나 지속되는 가뭄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지난해 11월18일부터 용수공급이 끊겨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해 활용하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서는 일일 1918톤의 용수공급이 끊기면서 용수 부족에 시달리는 골프장이 담수용량 확대를 위해 저류지 불법증축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증설공사가 일체 중단된 해피니스cc 측이 인근 마을 주민들을 앞세워 나주시에 공사재개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나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