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리자 장기 활성화 세포 급증 BMI 높은 경우 면역세포 많아져 신장 세포 복구 과정 확인 등 성과
3D 컴퓨터 모델링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성 중인 신장의 세포지도. HuBMAP 이니셔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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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세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세포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단일 세포 수준에서 세포들의 정확한 분포와 역할을 확인한 세계 최초의 ‘세포 지도’다.
마이클 스나이더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 ‘HuBMAP 이니셔티브’는 인간의 장, 신장 그리고 태반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분포와 역할을 각각 확인한 논문 세 편을 1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인체 곳곳에 존재하는 세포는 각종 장기나 조직과 상호작용하면서 신체 구성요소가 어떤 기능을 할지 결정한다. 세포의 역할은 질환 치료법의 단서가 될 수 있지만 그동안 각 세포가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작용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스나이더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소화에서 면역 체계 형성까지 다양한 기능을 하는 장기인 장에 주목했다. 20명의 기증자로부터 얻은 소장과 대장 등 총 8개 영역의 세포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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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장 내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의 역할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피세포, 결합조직세포, 신경세포, 면역세포 등이 특정한 질병이 생겼을 때 어떻게 운용되는지 규명했다.
결장암이 생겼을 때 장기의 기능이 과하게 활성화하며 비자발적인 움직임을 제어하는 세포가 전보다 풍부해지는 양상을 확인했다. 면역 체계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세포와 인근 세포들이 줄어드는 모습도 포착했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와 건강한 상태일 때 세포의 양상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사람의 경우 면역세포의 일종인 M1대식세포가 풍부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만일 이 세포가 갑자기 증가한다면 BMI가 높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기 쉬운 위장병의 위험성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자이 자인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45명의 신장과 질환을 앓고 있는 48명의 신장 세포를 분석했다. 대부분의 질환은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항상성을 유지하는 기관인 신장의 손상으로 이어진다.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의 역할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연구팀은 신장에 존재하는 주요 세포 51종의 분포와 역할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장이 손상됐을 때 어떤 세포에 결함이 생기고 어떻게 복구되는지 확인한 점을 이번 연구의 주된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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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