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우리 측과의 공식 연락채널을 이용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지도 어느덧 100일이 다 돼가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 같은 ‘고의적 불통’ 상태에서 이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2차례나 감행한 데다 정찰용 인공위성 발사까지 시도했단 점에서 재차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까지 98일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한 우리 측의 업무 개시 통화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
북한이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올 4월6일 ‘개성공단 내 우리 측 투자 자산의 무단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통지문 수령을 거부한 뒤 그다음 날부터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은 과거에도 단절과 복구를 반복해왔다. 일례로 북한은 2020년 6월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두 끊었다가 2021년 7월 복원한 적이 있다.
북한은 같은 해 8월에도 우리 군의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을 이유로 다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며 50여일간 ‘불통’ 상태를 이어갔지만 10월4일엔 통신선을 다시 복구했다.
북한은 통신선 무응답 1주일째였던 4월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이달 12일엔 ‘화성-18형’의 두 번째 시험발사를 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이번 2차 발사를 참관하면서는 “미제와 남조선(남한) 괴뢰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반북)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는 18일 서울에서 열린 예정인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나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제70주년인 27일이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 행동 가능성이 있는 시기로 거론된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자신들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의 ‘전승절’이라고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으며,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올해는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대회 등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도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할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군 소식통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에 기반을 둔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