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군 수뇌부 하와이서 회동 “시간 맞춰 효과 극대화 노린듯”
9개월만에 다시 열린 ‘트라이차드’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가운데)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트라이차드(TRICHOD)’에 참석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왼쪽),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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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2일 오전 10시경. 발사 원점인 평양에서 7400km가량 떨어진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 캠프 스미스에선 공교롭게도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인 ‘트라이차드(TRICHOD)’가 진행되고 있었다. 회의 주요 안건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 방안. 3국 군 수뇌부가 북한 위협에 맞선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을 무렵, 북한이 보란 듯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쏘아 올린 것이다. 트라이차드는 한미일 합참의장이 화상 또는 대면으로 1년에 한두 차례 만나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사거리가 1만5000km에 달해 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 전역을 한미 감시 자산에 사전 발각되지 않고 기습 타격할 수 있다. 고체연료 ICBM은 북한 미사일의 최종판 격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일각에선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트라이차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최근 코브라볼(RC-135S) 등 미군 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 내를 비행한 것과 한미일이 안보 협력을 위해 밀착하고 있는 것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의 의도적 노림수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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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 도발 직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 등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도 전화 통화로 북한 ICBM 대응 방안 등을 협의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