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6.9/뉴스1
김씨가 이 청탁을 ‘성남시 2인자’로 통하는 정진상씨에게 전달하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최종 승인했다는 게 공소장에 적시된 범행의 전말인데 인물 사이의 연결고리를 입증하는 게 재판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백현동 민간업자, ‘비선실세’ 김인섭 면회서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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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발 과정이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부지를 아파트 건설 용도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정씨가 김씨의 영향력을 이용해 부지를 매수했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공소장에는 청탁의 과정도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당시 정씨는 별건 범죄로 구속된 김씨를 면회하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지 않게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부탁했고 김씨는 자신을 면회 온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에게 청탁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청탁의 대가로 12억5000만원 상당의 성남R&D PFV 지분 25만주를 김씨가 설립한 한국하우징기술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7.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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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건 재판의 핵심은 정씨의 혐의에서 나아가 ‘김인섭-정진상-이재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입증하는 것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자치단체장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인허가권을 행사해 지자체에 손해를 끼친 사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자 사이 연결고리 입증이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 대부분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을뿐더러 이미 수년 전의 일이라 자료 확보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재판 역시 수년 째 1심이 진행 중인 ‘대장동 재판’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씨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지난달 첫 재판에서 “당원으로서 선거를 도운 건 맞다”면서도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과의 관계, 비선실세로 통했다는 점 등은 부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검찰, ‘백현동 의혹’ 정진상 소환 조사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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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6일 “성남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성남시 차원의 백현동 인허가 특혜 제공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과정에 맞춰 주요 혐의자 소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혐의자에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은 “두 사람은 경찰에서 넘겨받을 당시부터 주요 피의자에 포함돼 있었다”면서 “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또 다른 신작 소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