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긴장속 고위급 경제대화 복원 허 부총리 회담… 시진핑은 안만날듯 美, 자국기업 영업 보장 압박 전망 中, 첨단기술 수출규제 돌파구 모색
● “경제 회복 시급” 고위급 경제대화 복원
미 재무부는 이날 “옐런 장관이 6∼9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거시경제와 금융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미중 소통을 심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도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고위급 경제대화가 출범하는 것이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중국 방문에서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를 만날 예정이며 리창(李强) 총리, 류쿤(劉昆) 재정부장(장관) 등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 주석 예방은 추진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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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대화 재개는 거부하는 중국이 경제 대화에 적극적인 것은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 및 반도체,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 분야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발동된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를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내년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위해서는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만큼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 재무부가 여야 간 연방부채 한도 상향 합의로 신규 국채 발행을 재개한 가운데 달러 패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중국이 국채를 매입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가 본격화하자 미 국채 보유량을 2009년 이후 최저치로 줄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및 중남미 국가들과 위안화 결제를 확대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옐런 장관이 중국을 찾는 이유는 (자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디리스킹’ 놓고 치열한 공방 예고
미 재무부 고위 당국자는 옐런 장관 방중에 대해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중대한 돌파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이 앞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안보가 가장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불이익이 오는 일이 있다고 해도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밝힌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미국 기업의 중국 첨단 분야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AI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 규제 강화 방안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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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미 디리스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펴며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폐지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와 허 부총리, 한정 부주석 등은 최근 잇달아 “(미국의) 디리스킹이 세계 경제 회복의 최대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