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넘보던 롯데 속절없는 추락 1번타자는 ‘밥상’ 못 차려주고 구원투수들 툭하면 역전 허용 서튼 감독 “안권수 공백 크다”
롯데 팬들이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기세’가 적힌 응원용 수건을 펼쳐 들고 있다. 롯데 투수 김상수가 4월 말 연승 분위기 때 불펜진의 호투 비결을 묻는 질문에 “기세”라고 답하며 기세는 당시 롯데 야구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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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까지 프로야구 롯데는 ‘기세’라는 두 글자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던 팀이었다. 1회에 1번 타자가 살아나가기만 해도 16경기 중 12경기(75%)를 이겼다. 또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역전승(6승)을 가장 많이 거둔 팀도 롯데였다. 거꾸로 롯데가 7회까지 앞서던 경기에서 역전패당한 건 딱 1번밖에 없었다. 롯데는 27승 17패(승률 0.614)로 5월을 마감했다. 롯데가 승률 6할 이상으로 5월을 마감한 건 1999년 이후 24년 만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6월 들어 6승 16패(승률 0.273)를 기록하면서 +10이었던 승패마진(승수와 패수의 차이)을 모두 까먹고 말았다. 현재까지 6월 성적이 가장 나쁜 팀이 롯데다. 리그 선두를 넘보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26일 현재 33승 33패로 5할 승률 붕괴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우리 팀이 고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부상 선수다. 특히 1번 타자로 굉장히 좋은 타격을 해주던 안권수(30)가 빠졌다. 안권수는 역동적인 롯데 야구를 이끌었던 선수로 출루도 잘해주고 상황별 타격도 잘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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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지던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흔들리고 있다. 구승민(33)은 5월까지 평균자책점 2.91에 11홀드를 기록했지만 6월 들어 평균자책점은 7.27로 치솟았고 홀드는 하나도 추가하지 못했다. 4월에 나란히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했던 김상수(35)와 김진욱(21)도 6월 들어 홀드가 한 개도 없다.
서튼 감독은 “요즘은 순위표를 잘 보지 않는다. 대신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쓴다”며 “모두들 이기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팀워크로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삼성, 두산과 맞붙는 안방 6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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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