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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교 시험 정답까지 출력… ‘4세대 나이스’ 오류에 학교 대혼란

입력 | 2023-06-23 18:09:00


개통 첫날인 21일부터 접속 오류를 일으킨 4세대 교육행정 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에서 다른 학교의 시험 정답이 인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즉시 출력 기능을 중단시키고, 각 학교에 시험 문항 순서를 바꾸는 등의 조처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일부 학교에서 다른 학교의 시험 답안지가 출력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교사가 나이스의 ‘지필평가-문항정보표 관리’ 항목에서 답안지를 출력하자 다른 학교의 답안지가 인쇄된 것이다. 다만, 교사들이 접속하는 내부망에서 오류가 발생해 답안지가 아직까지 학생이나 학부모에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교육부는 22일 각 시도교육청에 “답안지 번호 순서를 바꾸거나, 필요한 경우 문항 순서를 바꾸는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23일 시도교육청도 이런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교육부 관계자는 “나이스의 답안지 출력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요청된 문서를 엉뚱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오류가 생겼다”며 “현재 개선 조치를 취한 뒤 추가 오류가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개통된 4세대 나이스는 교육부가 2020년부터 2824억 원을 들여 개발했다. 하지만 개통 첫날부터 로그인이 안 되는 등 접속 오류가 발생했고, 학생 성적 관련 기록도 이전 시스템에서 제대로 이관되지 않아 교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기말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마감 등으로 나이스 활용이 많은 시기에 이런 오류가 발생해 학교의 혼란은 더 커졌다.

새 시스템에 거액을 들인 것에 비해 교사들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교사 1990명을 대상으로 21, 22일 진행한 설문에서 89.2%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교원단체들은 4세대 나이스를 학기 중에 도입한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해부터 교육부에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시스템 시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는 학기 중에 무리한 시스템 교체로 혼란을 초래한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