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지하 주차장 천장 누수 모습(독자 제공).
당시 입주 예정자 70% 이상인 110여 가구가 반대 운동에 동참했음에도 준공승인이 강행된 뒤 물난리가 현실로 나타나자, 주민들은 구청 측이 무리하게 준공승인을 해줬다는 의혹마저 제기하는 상황이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더트루엘수성 주민들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봄비에 지하주차장과 관리사무소, 상가, 일부 세대는 집 안 실외기 비치용 대피 공간 등에서 누수 및 침수 피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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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단지 상가 빈 사무실 바닥에 물이 찬 모습(독자 제공).
주민들의 긴급 요청으로 시공사 관계자가 현장에 왔지만 계속되는 비에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측에서는 “물이 흐르는 걸 다 지켜보고 수리해야 한다”고 답해, 관리사무소에서 물 양동이를 비우는 작업만 반복했다고 입주민은 전했다. 일부 주민은 피해 확대가 우려돼 새벽 3시까지 밤새 누수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주민들의 공분을 산 건 아직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발생한 이번 물난리가, 예견된 사태였다는 점이다. 준공승인이 나기 직전인 작년 10월에도 주민들은 ‘하자가 심각해 공사를 더 해야 한다’고 수성구와 대구시, 시공사 측에 호소했지만 ‘날짜를 꿰맞춘 상태에서 공기에 쫓겨가며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했다’는 게 주민 측 주장이다.
입주민은 “수성구청 품질점검단이 11월 2일 방문했을 때 항의 표시도 했다. 자체적으로 하자 리스트를 뽑아서 자료와 함께 넘겨드렸다. 안방 벽이 부서지고 지하주차장 누수도 있었다”면서 “1월에도 동일한 곳에서 물이 새 긴급 보수를 했는데 지금 보면 임시방편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동일한 곳에서 더 심각하게 물이 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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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수성구청 품질점검단 방문 당시 입주 예정자들이 준공 연기 시위를 벌인 모습(독자 제공).
이번 물난리 피해 관련 글에는 ’수성구청에도 준공승인 내면 안 된다고 그렇게 민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준공승인을 내준 구청을 상대로 고소할 방법이 있으면 진행하고 싶다‘, ’누수는 중대하자인데 별문제 아닌 듯 승인 내주는 게 정말 문제없는 것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더트루엘수성은 수성구 범물동에 93~112㎡ 2개동 158가구로 조성된 단지로, 지난해 12월 30일 준공승인이 이뤄진 뒤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돼 현재 125가구가 들어왔다. 시행사는 동인산업개발, 시공사는 일성건설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무리한 준공 승인 의혹과 관련해 “입주가 급한 분도 있을 텐데 집회신고 하신 분들 20~30명 정도 준공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해서 준공 승인을 미룰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자 사전점검절차도 거쳤고, 아파트는 구청이 전 세대 마감(공사 완공 여부)확인을 다 할 순 없으니 요건대로 별도 감리업체 의견을 받아 공사가 완료됐다는 증빙을 받아 준공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펜트하우스 공사 미완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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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공사인 일성건설 측은 관련 질의에 “내용을 확인한 뒤 답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