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출간 프레이저 인터뷰 “근본적 원인은 어른들의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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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학교폭력은 ‘만연됐다’라는 말이 진부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최근에는 정부 고위직에 임명된 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심심)를 최근 출간한 제니퍼 프레이저(사진)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학교폭력, 괴롭힘을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캐나다의 교사인 그가 아들이 겪은 학교폭력을 계기로 괴롭힘과 폭언이 피해자의 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리기 위해 쓴 일종의 ‘고발서’다.
―아들은 지금 어떤가.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아들(몽고메리)은 의지가 강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학교에 다녔다. (피해자를 괴롭히는) 각종 거짓말과 조작에서 이겨내려고 노력했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상담과 운동도 병행했다. 아들은 지금 건강하고, 영화계에서 카메라 촬영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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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고통을 준 사람은 학대한 교사만이 아니었다. 학교 행정관들과 공무원들에게도 ‘배신 트라우마’를 겪었다. 그들은 이미 1년 전에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지 않았고, 심지어 은폐했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복수하는 내용이다. 개인적인 복수가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복수에 대한 열망은 이해하지만, 치유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뇌 과학을 공부하면서 안 것은, 누군가를 괴롭히고 해를 가할 때 자신의 뇌도 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남을 괴롭혔던 아이들은 자라면서 그로 인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왜 학교폭력이 줄지 않고 더 심각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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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