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 스님, ‘직지’ 전시 佛서 강연 “석가모니의 정통 법맥 계승한 직지는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
범종 스님이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직지’ 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범종 스님 제공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은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입니다.”
―수많은 불교 서적 중 직지를 선불교의 자부심으로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불교에는 법맥(法脈)이라는 게 있다. 깨달은 법을 전하는 계보를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이 법맥이 석가모니부터 시작해 28조(祖)인 달마(보리달마·菩提達磨)로 이어졌다. 달마가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의 선종 법맥이 생겼고, 우리나라에도 전승돼 고려 때 지공 선사(?∼1363), 나옹 선사(1320∼1376)로 계승됐다. 지공 선사의 제자 중 한 명이 직지를 편찬한 백운 스님(1298∼1374)이다. 직지는 바로 이 정통 법맥을 이은 책이다.”
“심우도는 방황하는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10단계를 야생 소를 길들이는 과정으로 비유해 그린 그림이다. 여기서 소는 누구에게나 있는, 하지만 깨닫지 못하고 있는 불성(佛性)을 말한다. 심우(尋牛)는 그 소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헤매다가 견적(見跡·소의 발자국을 발견), 견우(見牛·소를 발견), 득우(得牛·소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등으로 이어진다. 바로 직지 내용부터 설명하면 프랑스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쉽게 접근하려고 그림으로 설명했다.”
―프랑스인들은 어떤 점을 궁금해했나.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를 만들었으면서도 왜 금속활자보다 목판 인쇄가 더 많이 발달했냐고 묻더라.” (이유가 뭔가?) “한자 문화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마문자는 26자이고 그걸 조합해 쓰기 때문에 활자를 만들기 쉽다. 반면 한자는 수만 자에 이른다. 그 많은 글자를 하나하나 주물로 만들어 쓰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아, 그리고 직지 상권이 한국에 남아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금속활자본은 상·하권 중 하권만 남아 있다고 알려졌는데….
―프랑스 강연은 어떻게 맡게 된 건가. 직지와 인연이 있나.
“지금 광흥사 주지가 전데…. 하하하. 당시에도 광흥사에 있었기 때문에 검찰에 가서 증언도 하고 관련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꼭 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직지에 관해 공부도 하게 됐고…. 그런 인연이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