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서 6월까지 진행 국내 최초의 축구 경기부터 유니폼-열혈 팬 이야기 등 소개
인천 연수구 인천시립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인천유나이티드 창단 당시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의 축구 팬이라면 가볼 만한 전시회가 4일부터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인천 연고 프로축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를 알리는 기획특별전 ‘다시, 비상 인천유나이티드 FC 2003-2023’ 전시회다.
1부 주제는 ‘비긴스(Begins). 인천 축구가 걸어온 길’이다. 서구 문물이 유입된 도시인 인천에서 근대 축구 경기가 처음 선보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개항기인 1882년 영국 군함 플라잉 피시(Flying Fish)가 제물포에 입항했을 때 잠시 상륙한 수병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축구 경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경기에서 사용했던 축구공을 어린이들에게 주고 갔는데 이런 사연을 플라잉 피시 함장이 인천부사에게 보낸 공문에서 엿볼 수 있다.
이후 인천은 오랫동안 축구 도시의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1983년 국내에 프로축구 리그가 출범하면서 지역 연고 축구단이 없어 다른 팀을 응원하는 서러움을 겪은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2부 ‘팀. 인천유나이티드 FC’에서는 2003년 3월 시가 낸 출연금을 기반으로 시민과 기업으로부터 5만 건이 넘는 시민주를 공모해 탄생한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의 역사가 펼쳐진다. 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시민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는 2013년부터 프로축구에 승강제가 도입된 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축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 번도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K리그에서 4위를 기록했으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창단 초기에 2002년 월드컵 대회가 열렸던 미추홀구 문학경기장을 사용하다 안방구장을 숭의동에 있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옮긴 사연과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부 ‘팬. 열두 번째 선수’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 열혈 팬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창단과 함께 등번호 12번을 영구 결번시켰다. 12번째 선수인 팬들에게 이 번호를 바친다는 의미다.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은 K리그에서 ‘일당백’으로 불릴 정도로 파이팅 넘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축구센터를 열어 유소년 축구선수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구단의 노력도 보인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