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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 공연의 문화유산 같은 작품이죠. ‘N차’ 관람하는 팬들이 많은데, 다 아는 작품이지만 어떻게 놀라움과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요. 그래서 이번 오디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죠.”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내년 1월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오리지널 프로듀서 니콜라 탈라가 내한했다.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어 공연의 주역들을 찾기 위함이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충무아트센터에서 현장 대면 오디션을 진행한 후 다시 출국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매일매일 긴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이제까지 스타 위주의 캐스팅이었다면 이번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뽑고자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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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은 관객을 만나기 전 제작진을 먼저 설득하는 과정이다. 그는 “저희가 설득돼야 관객도 납득한다. 우선 보컬(댄스) 실력이 탄탄해야 한다.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목소리만으로 나를 그 이야기 속으로 단숨에 끌고 갈 수 있어야 해요. 제가 모든 내용을 외우고 있지만, 한국어로 부르면 단어 하나하나를 알진 못하기에 노래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중요하죠.”
실제 오디션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추구하는 건 단순히 보이는 아름다움이나 멋짐이 아니라 살아있는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꼽추 ‘콰지모도’의 고통이나 주교 ‘프롤로’의 괴로움 등 각 캐릭터의 내밀함을 잘 표현해야 하죠. 어제 오디션을 보는데 세 배우가 너무 멋져 보이는 노래만 하길래 밀어붙였어요. 땀을 흘리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 작품은 삶과 같잖아요. 정해진 수순대로 흘러가지 않죠.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틀을 뛰어넘는 진실된 면을 보여주는지 살펴봐요.”
‘노트르담 드 파리’에겐 한국이 ‘제2의 고향’과 같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23개국의 1500만명 관객과 만나왔다. 한국에서도 2005년 초연 후 오리지널 내한과 한국어 공연을 꾸준히 올리며 18년간 사랑받고 있다.
“2005년부터 거의 2년마다 오는데 매번 그 경험이 특별해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멈추지 않죠. 2016년엔 (한국에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었는데, 이 정도의 성공은 탄생지인 프랑스와 작곡가의 나라인 이탈리아(2002년 초연) 그리고 한국뿐일 거예요. 제 여권에도 한국 도장이 가장 많이 찍혀있을 거예요.”
서로 다른 언어로 올라도 그 장벽은 금세 허물어진다. “전 세계 어떤 언어로 공연해도 무대는 동일하다. 1998년에 본 분들과 2024년에 볼 관객이 똑같은 공연을 봤다고 할 정도”라며 “처음엔 언어가 다르다고 생각해도 몰입하다 보면 잊게 된다. 다만 가사가 음악에 잘 맞고 프랑스어처럼 매끄럽게 들리는지 신경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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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통해 프로듀서 일을 익히고 예술가들을 존중하며 균형감 있게 작업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저는 제 전공을 살려 프로젝트에 경영자적 시각을 반영했죠. 아버지는 직감에 따르는 도박꾼 기질이 있고, 저는 숫자에 밝고 합리적인 타입이에요. 아버지는 본래 50대 중반에 일찍 퇴직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작품으로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두며 계속 일하게 됐죠.(웃음)”
지난해엔 오리지널 공연이 뉴욕 무대에 처음 올랐다.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 올 여름에 또 미국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풀리면서 현재 세계 투어 요청이 굉장히 많다. 2025년까지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에 불과한 걸 실제 창작물로 제작해 관객을 만나는 건 하나의 모험이에요. 그게 성공을 거두면 프로듀서로서 큰 기쁨이죠. 또 기존 작품을 새로운 나라에 올리고 처음 만나는 관객들이 감동하는 표정을 보면 정말 보람차요. 남미는 한 번도 못 갔고, 프랑스 옆 독일에서도 아직이죠.”
그는 다른 프랑스 뮤지컬도 한국에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돈 주앙’과 ‘모차르트 오페라 락’ 오리지널 공연 등을 추진하고 있다. 1979년 초연한 프랑스 국민 뮤지컬 ‘스타매니아’도 새 프로덕션으로 올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작품이 해외로 진출하는 길을 터줬어요. 세계적으로 히트 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다준 작품이죠. 이젠 프랑스 뮤지컬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적인 뮤지컬이 됐죠. 저희는 관객들이 이 공연을 봤을 때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느낌을 항상 선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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