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본부장이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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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혐의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보고를 듣고 정 전 실장과 협의 여부를 되물었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정 전 실장은) 이재명의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주신문에서 “모든 것이 정진상을 거쳐 이재명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며 “특수한 경우에만 이재명과 직접 대화하는 상황이고 제가 직접 보고할 때도 ‘진상이랑 협의했냐, 상의했냐’가 중요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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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민간업자에게서 받은 2억4000만원을 7차례에 걸쳐 정 전 실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정진상이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술 마시면서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최소 10억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으며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10억 산정 경위를 묻는 재판부에 “시장에 당선되면 개발 사업이나 건설분야 일을 통해 10억정도 만들자고 얘기된 것”이라며 “국회의원 등과의 교류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정 전 실장과 이같은 이야기를 했으며 매번 50만~200만원 나온 술값을 자신이 지불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의 한 유흥주점에 쌓인 술값이 이 시장 당선 직후 4000만원에 이르렀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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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그 돈을 남욱에게 받아서 준 것이라고 설명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냥 받아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요청도 없이 그냥 받아서 준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렸다.
정 전 실장 측은 거듭된 검찰 신문에 “유도신문”이라고 반발했다. 변호인은 “유도신문이 아닌 문항을 찾기 힘들다”며 “다른 사건에 비해 빈도가 심하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에 “개별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지적이 계속되자 “모든 게 혼재된 상황에서 재판부가 심증을 형성하는 것이니까 너무 심하면 그때 말해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에게 “진술을 듣다 보면 질문을 듣고 정답을 이야기하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히 기억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증인의 의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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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