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적응 사회로] ‘인구문제 연구’ GIST 김희삼 교수
“우리나라의 영유아 보육 정책은 선진국 수준입니다. 문제는 학교에 입학한 이후입니다. 교육 시스템이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그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으려다 보니 부모와 아이 모두 불행합니다.”
김 교수는 압축적인 경제 성장을 해 온 탓에 우리의 가치관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물질적, 생존적인 데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이 고착되는 시기로 접어들었는데, 그 속도에 비해 가치관의 변화는 느리다”며 “계층 이동이나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가치관은 아직 그대로인데 파이가 줄어들었다.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자녀를 키울 미래를 꿈꿀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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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교육이 마치 ‘군비 경쟁’과 같다고 했다. 한 국가가 군비를 늘리면 인접국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듯, 한 개인이 사교육을 받으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학원을 보내게 되며 이로 인해 부모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노후 대비를 할 수 없고, ‘놀 권리’를 빼앗긴 자녀는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출산·육아 부담을 덜고 아이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선 결국 기존 일터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년세대, 특히 여성들이 출산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을 쓰는 게 당연한 사회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