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어’ 내달 5일 개봉 절친 벤 애플랙-맷 데이먼 출연… 농구계 성공 스토리 잔잔히 그려 영화작업 호의적이지 않던 조던, “어머니 역할엔 데이비스” 조건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 농구화 라인 ‘에어 조던’을 만든 과정을 그린 영화 ‘에어’에서 나이키 스카우터인 소니(맷 데이먼·위 사진 가운데)가 동료들과 함께 조던에게 처음 선보일 농구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나이키 대표인 필(벤 애플렉)이 조던에게 투자할지를 결정하기 전 고심하는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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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도그(약자)가 승리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짜릿하다. 심지어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은 슈퍼 루키가 언더도그의 손을 잡아준다면? 짜릿함은 배가 된다.
아디다스, 컨버스에 밀려 만년 3위였던 나이키가 1984년 신예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을 스카우트해 ‘에어 조던’ 라인을 생산하게 된 과정을 담은 영화 ‘에어’가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에어 조던’ 라인은 출시 첫해 1억6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나이키를 단숨에 업계 1위로 만들었다. 영화는 할리우드 대표 절친인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이 만들었다. 두 사람은 영화 ‘굿 윌 헌팅’(1998년)을 비롯해 총 9편의 작품을 같이 찍었다.
영화 연출과 나이키 대표 필 나이트 역을 맡은 애플렉은 27일(현지 시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제작을 허락받기 위해 조던의 집을 찾아 그를 만난 일을 털어놓았다. 그는 “마치 올림푸스(신전)에 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조던을 만나고 나와 주인공인 나이키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 역을 맡은 데이먼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떨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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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
또 다른 조건은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 조던 역에 배우 바이올라 데이비스를 캐스팅해 달라는 것. 데이비스는 영화 ‘펜스’(2016년)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애플렉은 “조던이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얼굴에는 경외, 사랑, 감사, 천진난만함이 스쳐갔다”고 했다. 델로리스는 나이키와의 계약을 내키지 않아 했던 조던을 설득하고, 나이키에는 ‘에어 조던’ 라인 전체 판매 수익의 일부를 달라고 요구해 ‘세기의 딜’을 만들어냈다.
소니가 어렵게 얻은 미팅 자리에서 조던을 설득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그는 조던에게 “좋은 선수를 넘어 위대한 선수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당신은 누구인가? 이 질문이 당신을 정의할 것”이라고 말한다. 조던이 위대한 선수가 될 재목임을 알아보고 그 길을 같이 걸을 준비가 돼 있는 나이키로 오라는 것. 계약을 위해 설득하는 장면이지만 강도의 손에 아버지를 잃고, 야구 선수로 활동했지만 고전하는 등 굴곡 많았던 조던의 인생이 회상 장면으로 삽입돼 감동을 준다.
농구 경기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도 러닝타임 내내 긴박감에 숨죽이고 보게 된다. 다만 조던은 뒷모습이나 옆모습이 스치듯 나온다. 애플렉은 “진짜 조던이 아닌 그 누구를 데려다 놓아도 몰입이 깨질 것이기 때문에 극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로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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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