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막 앞두고 3개 규정 도입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장에는 홈플레이트 뒤에 피치 클락이 설치된다. 투수는 공을 받고 난 뒤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위 사진). 베이스 크기도 가로세로 길이가 각 3인치(약 7.6cm) 늘어 18인치(약 45.7cm)가 됐다. 웨스트팜비치·스코츠데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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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우리 일이라 생각하는데 아니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게 먼저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를 보러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의 내야수 맷 더피(32)는 올해부터 도입되는 새 규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31일 개막하는 MLB는 경기 시간은 줄이고 안타와 도루를 늘려 ‘보는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 가지 규정을 도입했다.
지난해 평균 경기 시간을 3시간 4분으로 줄인 MLB는 올해 2시간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MLB는 홈 플레이트 뒤에 ‘피치 클락’을 설치했다. 피치 클락은 투수가 포수에게서 공을 받은 순간부터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를 카운트다운 한다. 이 시간을 넘기면 심판은 자동으로 볼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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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만 급해진 것도 아니다. 타자도 피치 클락이 8초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이 규정을 어겨 자동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첫 선수가 된 매니 마차도(31·샌디에이고)는 “올해는 볼카운트 노볼 1스트라이크가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3루를 비운 채 왼손 타자들의 타구가 향할 확률이 높은 1, 2루 사이에 내야수 한 명을 더 세우는 내야 수비 시프트도 금지된다. 그러자 각 팀은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에 규정 속 ‘빈틈 찾기’에 나섰다. 보스턴은 4일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왼손 장타자 조이 갤로가 타석에 들어서자 좌익수가 중견수 자리에 서는 대신 중견수를 우익수 앞으로 옮겨 1, 2루수 사이에 세웠다. ‘내야수가 2루 양쪽으로 두 명씩 내야 흙을 밟고 있어야 한다’는 새 규정을 지키면서도 내야 시프트 효과를 낸 것이다. MLB 전문가들은 정규리그가 시작되면 외야 시프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스도 가로 세로 각 15인치(약 38.1cm)에서 18인치(약 45.7cm)로 커졌다.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부상 위험을 줄이고 도루 개수도 늘리려는 목적이다. 베이스가 커지면서 주자가 뛰어야 할 베이스 사이 길이는 4.5인치(약 11.4cm) 줄었다.
시범경기 결과를 보면 새 규정은 도입 목적에 맞는 효과를 내고 있다. 27일까지 시범경기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지난해(3시간 1분)보다 26분 줄었다. 지난해 왼손 타자가 때린 페어 타구 가운데 31.4%가 안타로 연결됐지만 올해는 32.5%로 올랐다. 100타석당 도루 시도도 지난해 2.1개에서 올해 3.1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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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