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2일(현지시간) 핵 충돌 위험이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발다이 토론 클럽 행사 중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없는 세상 : 다음은 무엇인가‘ 주제 연설에서 ”오늘날 핵 충돌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논의하고 싶지만, 어쨌든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봐왔던 것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뉴스타트 협상에서 미국과 함께 프랑스, 영국이 가진 핵 잠재력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약은 미국과 맺은 것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동맹 하에 다른 핵 보유국의 위협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의회 합동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탈퇴가 아닌 잠정 중단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행사와 별도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충돌 위협을 경고했다.
또한 국제 공역에서 미 항공기에 접근하는 러시아 항공기는 격추해야 한다고 발언한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언급, ”이 전쟁은 미국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한 채 무모하게 국가를 이끄는 그룹과의 전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당연히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핵 시대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한다“며 ”그들은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에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열화우라늄포탄을 핵무기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서방이 이미 핵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이와 관련해 발생하는 일에 대해 러시아는 상응하는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로시야-1 TV 인터뷰에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포탄을 공급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것은 핵무기 포탄이 아닌 재래식 포탄일 뿐“이라며 ”핵 위기가 확대되고 격화할 어떤 요소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