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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0일부터 버스-지하철서도 ‘노 마스크’

입력 | 2023-03-10 03:00:00

방역당국 “15일 논의 거쳐 발표”
의료기관 등은 한달쯤 더 지켜볼듯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르면 20일부터 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2020년 10월 13일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약 2년 반 만에 마스크를 벗고 버스 지하철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가 시행된 이후 한 달 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살펴보고 전문가와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검토했다”며 “다음 주(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논의를 거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7일 열린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대다수 전문가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데에 찬성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 내부와 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뀐 1월 30일 이후에도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착용하는 비율이 높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 선에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중교통에서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려고 하는 건 다른 시설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하고,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데 따른 것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같은 ‘3밀’(밀폐, 밀집, 밀접) 환경인 다른 시설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인데 대중교통에만 의무를 적용하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본 결정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정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감안하면 이르면 20일부터 시행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도 안정세다. 방역당국이 확진자, 중환자, 사망자, 의료대응역량 등의 지표로 매주 평가하는 코로나19 위험도는 3월 1주 차(2월 26일∼3월 4일)에 7주 연속 ‘낮음’ 을 기록했다.

다만 의료기관, 약국,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시설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모인 공간이라 아직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자문위원 사이에서도 이들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개학이 코로나19 유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 한 달 정도는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적으로 해제하기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는 엔데믹(Endemic·풍토병화) 전환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이다. ‘심각’ 단계인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는 4월 말이나 5월 초 ‘경계’ 단계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해제되면 위기경보 단계와 감염병 등급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WHO가 4월 말에서 5월 초 코로나19 긴급위원회를 연 이후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조정하는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해 결정하게 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