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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치인’ 주호영-‘강경파에 치인’ 박홍근 내달말 동시 퇴진 조율

입력 | 2023-03-07 20:15:00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의연금 전달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3.7 뉴스1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다음 달 말 동시에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여야의 새 원내 사령탑을 비슷한 시기에 뽑아 협상의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박 원내대표는 7일 기자들과 만나 동반 퇴진 가능성에 대해 “두 사람이 계속 이야기를 해 왔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 역시 “(정식) 합의한 것은 없다”면서도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주 원대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8일까지, 박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 둘째주까지다.

두 사람이 동반 퇴진을 고려하는 건 여야의 새 원내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시작해 혼선을 막자는 취지다. 만약 주 원내대표가 예정대로 먼저 퇴진한다면 박 원내대표는 1년여의 임기 동안 김기현 의원, 권성동 의원, 주 원내대표에 이어 네 번째 원내대표를 상대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두 원내대표가 그간 2023년도 예산안 등 쟁점을 조율하며 신뢰를 쌓은 것도 동반 퇴진 고려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회 관계자는 “각종 협상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압박을, 박 원내대표는 ‘처럼회’ 등 당내 강경파들의 압박을 받았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했다.

다만 각 당의 반발로 두 사람의 뜻대로 동반 퇴진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와 함께 퇴진하려면 임기를 2주가량 늘려야 하는데 새롭게 선출되는 당 지도부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당내에서도 논의된 적 없는 이야기인 데다 굳이 여야 원내대표 임기를 맞춰야 할 이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