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태만자 걸러낼 수단 필요” “풀뽑기 등 ‘3%룰’ 부활” 우려도
서울시가 근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직원을 재교육한 뒤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퇴출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강도 높은 인사 혁신안을 추진하면서 1만 명 넘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재 서울시 5급 이하 공무원들은 1년에 2번(4, 10월) ‘수-우-양-가’ 4등급 평가를 받는다. 상대평가이긴 하지만 최하 등급 의무 비율이 없어 지금까지 ‘가’ 등급을 받은 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업무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해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명무실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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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조만간 위원회를 만들어 평가 기준도 개선하기로 했다. 최하 등급을 줄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면평가 2회 연속 하위 10% △사전 신고 없는 수차례 지각 △간부 지시 수차례 불이행 등의 경우 최하 등급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 직원 사이에서 근무 태만자를 걸러낼 방법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었다”며 “최하 등급을 주기 전 미리 예고하고, 소명 기회도 주는 등 구제 절차도 충분히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내부에선 오세훈 시장이 2007년 도입한 ‘3%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서울시는 근무 성적 하위 3% 공무원에 대해 재교육을 실시했는데 재교육 프로그램에 담배꽁초 줍기, 풀 뽑기 등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이런 우려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그때와 달리 정말 문제가 되는 직원만 재교육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