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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피의 일요일’ 행사서 “투표권이 공격받아” 트럼프 조준

입력 | 2023-03-07 03:00:00

흑인 투표권 운동의 성지 셀마 방문
‘투표권 확대 법안’ 통과 필요성 강조
폼페이오 “트위터만 하는 사람 안돼”
공화당 내서도 트럼프 견제 움직임



‘피의 일요일’ 58주년에 셀마 찾은 바이든 ‘피의 일요일’ 사건 58주년이 되는 5일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이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에드먼드 페투스 다리를 시민들과 함께 건너며 58년 전 ‘셀마 행진’을 재현하고 있다. 셀마=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흑인 민권운동 성지(聖地)를 찾아 “투표권이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공화당 지지 모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망국으로 이끌고 있다”며 자신을 공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흑인 지지층 결집을 꾀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5일 ‘피의 일요일’ 58주년을 맞아 앨라배마주 셀마를 찾아 이렇게 밝혔다. 피의 일요일은 1965년 3월 7일 유권자 등록을 거부당한 흑인의 투표권을 요구하며 셀마의 에드먼드 페투스 다리에서 비폭력 행진을 시작한 흑인 600여 명이 경찰에 무력 진압을 당하며 수십 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투표권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경계”라며 “그러나 이 기본권은 2020년 이후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이어 “1·6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우리는 (기본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면서 ‘투표 자유법’ ‘존 루이스 투표권 증진법’의 하원 통과를 촉구했다. NYT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당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흑인 유권자 결집을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에서는 당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번 (2024년) 대선에는 온종일 트위터나 생각하며 보내지 않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엄청난 소셜미디어 활동을 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공화당은) 사려 깊음, 무게감, 진지함이 필요한 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로 미 언론에서 거론됐던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NYT 기고에서 “공화당에는 잠재력 있고 유능한 지도자들이 있는데 나까지 가세해 (표를 분산시켜) 트럼프가 다시 대선 후보를 차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면서 대선 불출마를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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