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마데우스’ 내달 11일까지 김재범-차지연-김종구-문유강 방대한 대사 소화… 연기 돋보여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김재범·왼쪽)가 모차르트(최우혁)의 악보를 보며 놀라움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페이지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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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해를 들어주시오.”
무대가 암전되고 휠체어를 탄 노인이 등장한다. 자신이 ‘신이 내린 음악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며 관객에게 고해성사하는 그의 이름은 살리에리. 긴 독백이 끝나면 극은 살리에리가 31세에 궁정 작곡가로 왕성히 활동하던 1781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간다. 음악 신동이지만 무례하고 방탕한 모차르트의 연주를 처음 마주한 그는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느낀다. ‘모차르트 앞에서 나는 한낱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며 고통의 굴레에 빠진다.
18세기 실존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맹렬한 고뇌를 다룬 연극 ‘아마데우스’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다. 35세에 요절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살리에리의 삶에 극작가 피터 셰퍼가 상상력을 더했다. 197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후 1981년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총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동명의 영화(1985년) 역시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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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 20여 곡을 사용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독백 사이에 풍부함을 더했다. 오페라 ‘마술피리’가 공연되는 극 중 극 장면에선 ‘밤의 여왕’ 아리아가, 모차르트가 죽어가는 장면에선 레퀴엠(진혼미사곡)이 흘러나오는 등 협주곡부터 세레나데, 합창곡까지 다채롭게 오간다. 인기 프리마돈나인 카발리에리 역을 맡은 배우 손의완은 성악 전공자로서 시원한 가창력으로 오페라 곡을 노래한다. 4월 11일까지, 4만4000∼9만9000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