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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묵호 논골담길 벽화

입력 | 2023-03-06 03:00:00


어머니가 머리에 이고 가는 고무 대야에는 아들이 호롱불을 켜고 밥상에 앉아서 공부를 한다. 등불을 환하게 켠 오징어 배와 명태, 그리고 자식은 어머니가 힘든 삶에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던 버팀목이었다. 아버지는 양동이를 지게에 지고 앞으로 걸어가고, 키 작은 소녀는 연탄을 들고 따라간다. 강원 동해 묵호항 논골담길에는 1960, 70년대 산비탈에 살던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벽화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