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로 대규모 선거유세단 구성에 나서는 등 2024년 대선 재선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불출마한다면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중량급 정치인들을 간판으로 내세워 고령과 낮은 지지율을 우려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안심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대신해 유세할 민주당 소속 주지사 상원의원 등 스타 정치인으로 가득한 국가자문위원회 구축에 나섰다”고 전했다. 자문위원회에는 그레천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로 칸나 하원의원 같이 민주당 대선 주자로 꼽히던 인사 등 20여 명이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당 지도부를 통합하고 당내 ‘재선 출마 반대’ 여론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재선을 위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4일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 인물들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발표된 공화당 지지층 모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2%을 얻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0%)를 앞섰다. 지난해 CPAC 여론조사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59%)과 디샌티스 주지사(28%) 지지율 격차(31%포인트)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PAC 연설에서 “나는 당신들의 전사이고 정의다. 배신당한 여러분을 위한 응징자”라면서 “공화당은 더 이상 괴짜와 네오콘(신보수주의자), 바보들이 통치하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 주류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앞서 대선에서 패배하고 미국에 머물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도 CPAC 연설에 나서 총기 보유 권리 확대 등을 주장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