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로 뮤지컬 복귀한 배우 장현성 인터뷰
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배우 장현성(53)이 22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 ‘맘마미아’ 포스터 앞에 섰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고 꿈같다”고 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달 24일 뮤지컬 ‘맘마미아’가 막을 올린다. 작품에서 주연 캐릭터 샘 역을 맡으며 22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배우 장현성(53)을 2일 충무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대화 내내 청춘과 다름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맘마미아’는 팝 밴드 아바(ABBA)의 음악을 뮤지컬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99년 초연된 뒤 국내에는 2004년 첫선을 보였다. 엄마인 도나와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살고 있는 딸 소피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섬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샘은 세 남자 중 도나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순애보 캐릭터다.
스스로를 ‘노력파 배우’라고 부르는 장현성은 같은 배역을 맡은 가수 김정민과 조언을 주고받으며 연습에 열과 성을 쏟는다. 그는 “조금씩 발전하는 데서 오는 성취감이 좋다”며 웃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애초 그의 배우 인생은 뮤지컬로 시작됐다. 제대 복학 후 뇌수막염 진단을 받아 갑작스럽게 입원과 휴학을 결정했지만 병은 약 보름 만에 마법처럼 나았다. ‘용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이 들 즈음 우연히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1993)’ 공개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이었어요. 서울예대 연극과에서도 연기가 아니라 연출을 전공했고요. 어영부영하다 앙상블로 데뷔란 걸 하게 됐죠. 당시 춤도, 노래도 해본 적 없던 저는 군무 연습을 할 때 ‘야 너 맨 뒤로 가’ 소리를 듣던 처지였습니다. 그렇지만 원체 노력파인지라 결국 공연 올리기 일주일 전에 맨 앞줄로 진출했어요.(웃음)”
배우 장현성(왼쪽 세 번째)은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딸 소피(가운데)의 아버지이자 도나(오른쪽 세 번째)의 옛 연인인 샘 역을 연기한다. 신시컴퍼니 제공.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그에게 오히려 ‘힐링’이 된다. 그가 ‘맘마미아’에서 가장 아끼는 장면은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해 디스코풍의 넘버 ‘불레부(Voulez-Vous)’를 신나게 부르는 대목이다. 그는 “다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땀 흘리는 모습은 그 어떤 장면보다 감동이 크다”며 “최선을 다해 각자의 몫을 준비하고 이를 조립해 맞춘 결과물을 보면서 희열과 격려를 느낀다”고 했다.
“샘을 연기하는 내내 틀림없는 행복을 느껴요. 관객들도 작품을 보며 사랑의 순간을 떠올리고 행복을 채워가면 좋겠습니다.”
6월 25일까지, 7만~15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