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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신차 왜 안 보여? 테슬라 주가 급락[딥다이브]

입력 | 2023-03-03 08:03:00


긴축 공포에 시달려온 뉴욕증시가 모처럼 반등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오름세로 마감했죠. 다우지수 1.05%, S&P500 0.76%, 나스닥지수 0.73% 상승.

썩 좋은 뉴스가 없던 이날 증시에 한줄기 빛을 비춰준 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3월 FOMC와 관련해 “확실히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한다(firmly in favor of sticking with quarter-point hikes)”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선 3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이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는데, 이런 우려를 잠재우는 발언이었죠. 덕분에 국채금리가 뛰고(10년물 금리 장중 4.091% 찍음) 고용지표가 뜨거운(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2000건 감소) 가운데에도 뉴욕증시가 반등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일 유튜브로 생중계 돼던 테슬라 투자자의 날.

전날(1일) ‘투자자의 날’ 이벤트를 펼쳤던 테슬라는 이날 증시의 오랜 격언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라는 격언 말이죠. 3일 테슬라 주가는 5.85% 하락한 190.9달러로 마감했는데요. 모두가 기대했던 신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컸습니다. 소문 무성했던 모델2(2만5000달러짜리 저가형 신모델) 관련 계획이 짠하고 나오길 기대했는데 말이죠.

물론 아주 작은 힌트는 있었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이미지에 두 대의 미스테리 차량이 등장(아래 사진 오른쪽)했는데요. 하나는 좀 작은 승용차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상업용 트럭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더 작은 게 모델2?

테슬라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보여준 프리젠테이션 자료. 천으로 가려진 차량 두 대가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에서 ‘마스터 플랜’을 공개하긴 했습니다. 거기엔 기존 그리드에 재생 가능 전력 추가, 더 많은 전기 자동차 생산, 가정과 건물에 열 펌프 설치, 산업 응용 분야에 고온 열 전달 및 수소 사용, 지속 가능한 연료 비행기 및 보트 제작 같은 것이 포함됐습니다. 전기차 제조공정을 개선해 차세대 차량의 조립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고도 했고요. 질의응답에선 멕시코에 새 공장을 짓는다는 것도 확인해줬죠. 하지만 멀린 인베스터 창업자 휘도 페트렐리 말대로 “테슬라 ‘투자자의 날’의 가장 큰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테슬라 투자자의 날 여파로 이날 반도체 기업인 온세미컨덕터(-1.89%), 울프스피드(-6.98%),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2.43%)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테슬라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콜린 캠벨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실리콘 카바이드(탄화규소)를 75% 적게 사용할 거라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는 고효율, 고성능, 뛰어난 내구성으로 인해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거죠. 테슬라는 자동차 성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지금보다 훨씬 적게 사용하는 법을 알아냈다고 설명하는데요. 당연히 테슬라 공급업체인 반도체 회사들엔 썩 좋지 않은 뉴스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에 대해 “(테슬라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기술 발전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관련 기업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요. 다만 “저렴한 반도체가 전기차 채택을 촉진한다면 공급업체가 더 많은 전기차 볼륨으로 (이익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3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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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