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카탈린 노박 대통령은 1일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신청에 대한 나토 기존 회원국 헝가리 의회의 논의가 시작되자 찬성 투표를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군사적 중립성을 오래 표방해왔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태도를 바꿔 5월 초 동시에 나토 가입신청을 했고 특별 대우를 받아 두 달도 못돼 모든 심사절차를 마치고 30개국 기존회원국 의회의 비준 절차가 진행중이다.
이 중 28개국 의회는 이미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을 승인 비준했으나 터키는 스웨덴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도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30개국 각국 의회가 모두 비준해야 가입이 성사된다.
이어 노박 대통령은 “내 입장을 분명하다: 현 상황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의회가 신속하게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고 믿는다!”로 강조했다.
노박 대통령(44)는 오르반 총리와 같은 민족주의 피데스당에 속해 있을 뿐아니라 대통령에 뽑히기 전까지 당 부총재를 역임하며 당시 오르반 정부의 가족부 장관을 맡았다.
헝가리 대통령직은 의회 간선으로 선임되며 내각책임제 총선이 실시될 때 각 당의 총리 후보가 대통령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해서 선거에 나간다.
2010년 첫 총선 승리로 정권을 잡은 피데스당의 오르반은 선거 승리가 이어지면서 헝가리가 합류했던 유럽연합(EU)의 대원칙인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권위주의 행태를 노골화했다.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유럽의 ‘독재자’로 칭해진 오르반은 2015년 유럽 무작정 이주자 물결이 쇄도할 때 가장 확고하게 유럽(백인) 순혈주의 기치를 들고 국경을 봉쇄했다.
같은 피데스당으로 지난해 오르반의 대통령직 러닝메이트였던 노박 대통령이 이처럼 투명하게 양국 나토 가입을 찬성하고 지지하며 촉구하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헝가리를 쥐고 흔드는 오르반의 의사가 조금이라도 개입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
한편 터키는 9일부터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양국의 가입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핀란드만 가입 찬성할 것인지 아니면 지난달 6일의 대지진으로 국내외에서 입지가 좁아진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화적으로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