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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2023] 세 마리 토끼 잡은 넥슨 "2023년 키워드는 변화"

입력 | 2023-02-23 18:44:00


넥슨에게 2022년은 체질 개선, 자체 IP(지식 재산권) 파워의 재입증 그리고 실적을 모두 잡은 의미 있는 한해였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다수의 신작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2022년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리니지의 아성을 꺾고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넷게임즈와 넥슨GT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한 넥슨게임즈의 첫 작품인 '히트2' 역시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넥슨(자료 출처-게임동아)



여기에 '블루아카이브'가 여전한 흥행력을 보여주고 있는 등의 신작들의 성과가 뒷받침되며, 연 모바일 매출이 전년 대비 41% 이상 증가하는 등 PC 온라인 게임 중심의 매출 구조가 모바일까지 확장됐다.

또한, 지난해 출범한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가 스팀 얼리억세스(앞서 해보기) 시작 직후 주간 판매 4위, 인기 게임 1위에 올랐고, '워헤이븐'과 ‘베일드 익스퍼트’가 호평을 이끌어내는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선보인 신작들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넥슨 2022 4분기 연간실적 도표(자료 출처-넥슨)



기존에 강세를 보인 PC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의 흥행까지 더해지며, 넥슨은 2022년 매출 3조 3,946억 원을 달성하며, 2020년 이후 2년 만에 역대 매출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전쟁, 코로나 사태 이후 게임 시장 성장 둔화 등 온갖 악재를 뚫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넥슨의 2022년 매출 실적은 더더욱 의미가 깊다.

던파 17주년 라이브(자료 출처-게임동아)



넥슨의 매출 상승의 핵심 ”소통과 변화“

넥슨이 이처럼 1년 만에 다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근간에는 적극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한 PC 온라인 게임의 실적 증가 그리고 과금 구조부터 프로젝트 구성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한 변화가 있었다.

2021년 숱한 사건 사고에 휘말린 넥슨은 이정헌 대표가 직접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변화를 시작하여 넥슨을 성장시켜준 우리 사회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이용자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라는 글을 남기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후 넥슨은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9개 게임에서 게임 프로젝트 책임자가 직접 참여한 간담회와 소통 방송을 25회나 진행했고, 현장에서 접수된 피드백을 곧바로 게임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용자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돈슨’으로 불릴 만큼 이용자들에게 불신을 주었던 넥슨의 게임들이 디렉터가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여론이 급격하게 호전됐고, 메이플스토리의 강원기 디렉터, 이제는 네오플의 대표가 된 던파의 윤명진 디렉터 등 게임 디렉터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지스타 현장에서 김동건 대표(자료 출처-게임동아)


2년 전 이 게임들이 국내 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 셈이다.

많은 이슈에 휘말렸던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와 대대적인 BM(비즈니스 모델) 구조 변화도 넥슨 인식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넥슨은 지난해 초부터 넥슨 나우 시스템 도입하여 유료 캡슐형 아이템 확률 정보와 함께 업계 최초로 유료 강화 합성류 콘텐츠, 유료 및 유무료 혼합형 확률 콘텐츠 등의 포괄적인 확률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넥슨 나우(자료 출처-게임동아)



게임에 적용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 이용자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만든 셈이다. 아울러 패키지 제품으로 판매된 ‘데이브: 더 다이브’와 시즌 패스를 도입한 ‘베일드 익스퍼트’, ‘워헤이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향후 출시될 신작에 특유의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BM을 적용해 변화의 약속을 직접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통과 변화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넥슨은 지난해 전체 PC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신규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부정적인 댓글과 비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디렉터를 앞세운 소통과 신작으로 보여준 과금 구조의 변화를 통해 이용자의 피부에 닿는 변화의 움직임이 통한 모양새다.


장밋빛 미래 점치게 하는 2023년 신작들

불경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은 대부분의 게임사들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지만, 넥슨 만은 올 한해 등장할 신작들로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넥슨이 올 한해 출시할 게임은 최소 9종 이상이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MMO 위주의 게임을 다소 선보였다가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던 2018년과는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 2023년 넥슨의 신작은 주력 장르인 MMO부터 액션, 어드벤처, 레이싱, 루트슈터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무장했고, 모바일, 스팀(PC), 콘솔 등 플랫폼도 상당히 다양하다.

특히, 이들 게임 중 상당수는 스팀 및 콘솔 버전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재화와 보상을 지급하는 시즌 패스 위주의 과금 구조를 선택해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자료 출처-게임동아)



게임 라인업도 상당히 흥미롭다. 지난 2월 초 ‘나이트워커’의 출시를 시작으로 18년의 역사를 뒤로한 카트라이더의 IP를 이어받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오는 3월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모바일과 PC 그리고 콘솔 등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풀 크로스 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대형 MMORPG ‘프라시아 전기’가 출시를 예고하고 있으며, 지스타 2023에서 뛰어난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은 ‘퍼스트 디센던트’, 다수의 테스트에서 호평받은 ‘베일드 익스퍼트’, 이은석 디렉터가 주도하는 ‘워헤이븐’, 마비노기의 후속작 ‘마비노기 모바일’ 등 다수의 게임이 연내 출격할 예정이다.

프라시아 전기(자료 출처-게임동아)



이들 작품은 2021년 대대적으로 이뤄진 조직 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개발사에서 개발을 맡고 있다.

유연한 인력 관리와 결과 공유로 다양한 컨셉의 게임을 개발 중인 ‘신규개발본부’, FPS와 MMO 개발에 특화된 ‘넥슨게임즈’, 카트라이더 IP의 전문가들이 모인 ‘니트로 스튜디오’, 별도의 서울 스튜디오를 열며 다수의 던파 IP 신작을 개발 중인 ‘네오플’.

그리고 북미의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와 규모는 작지만 색다른 컨셉의 개발을 추구하는 ‘민트로켓’까지 넥슨은 수많은 개발 조직에서 저마다의 특색을 담은 신작을 다수 가동 중이다.

민트로켓(자료 출처-게임동아)



특히, ‘민트로켓’의 경우 최근 내부 프로젝트 유출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다크앤다크’의 사례에서 보듯 기존 대형 게임사의 작품과는 다른 형태의 컨셉의 작품을 다수 준비하고 있어 넥슨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받기도 했다.

이 작품들과 함께 서비스만 된다면 곧바로 넥슨의 주가를 치솟게 할 신작도 존재한다. 바로 텐센트에서 준비 중인 ‘던파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다. 지난 2020년 8월 출시 예정이었던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사전 예약자만 6천만 명에 달하는 초 기대작이었지만 돌연 출시일이 연기됐다.

던파 모바일 중국 버전(자료 출처-게임동아)



텐센트는 공식 입장을 통해 ”미성년자 게임 이용 시간 조절 및 결제 한도 시스템에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것이 알려지며, 현재까지 서비스가 묘연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의 게임과 해외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허용한 것은 물론, 몇 년 간 소식이 없었던 텐센트의 신작에도 판호를 내어주는 등 다소 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던파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상승하는 중이다.

장밋빛 미래 그리는 넥슨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소통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개발사에서 선보이는 독특한 장르의 대형 라인업까지 기대감이 가득한 넥슨이지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손꼽히는 불안요소는 과금 구조의 변화다. 넥슨은 전통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및 기간제 스킨, 피로도 시스템 등 다양한 유료 콘텐츠로 많은 수익을 거둔 회사였고, 이를 벗어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3년 출시를 앞둔 게임 중 상당수는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시즌 패스 및 플레이 중심의 BM 구조를 선택했다. 이러한 구조는 이용자는 많이 끌어올 수 있을 수는 있으나 게임의 매출은 단기간에 상승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

지스타 2023 넥슨 부스(자료 출처-게임동아)



더욱이 방대한 개발 스튜디오를 유지 중인 넥슨은 다수의 프로젝트에 지속적인 개발자를 모집해 인력을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을 내비친 상황이다.

이는 급격히 증가하는 인건비와 신작들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발생하는 매출 공동화를 ‘던파’, ‘메이플’, ‘피파온라인4’ 등의 기존 인기작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자칫 기존 인기 게임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여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면 아무리 넥슨이라도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넥슨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는 매우 강력한 IP를 지니고 있고, 이들 시장에 영향력이 상당하나, 서구권 시장 공략에는 아직 의문 부호가 남아 있다. 향후 넥슨에서 출시될 신작들 상당수가 서구권 시장까지 타겟으로 두는 만큼 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후 출시될 넥슨 신작들 역시 많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새로운 변화를 내세운 넥슨의 행보가 2023년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넥슨의 도전이 이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june@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