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 남부의 아라크 중수로 모습. 아라크=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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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핵무기 제조 직전 수준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보유한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이 실패한 가운데 이란이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동 핵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 시간)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IAEA 사찰단이 최근 이란에서 농도 84%의 농축우라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통상 85%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급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핵무기 제조에는 농도 90% 이상의 우라늄이 사용된다.
IAEA는 이 같은 사찰 결과를 분석 중이며 다음달 6일 이사회에서 이란 핵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IAEA는 트위터에 “최근 검증 결과에 대해 이란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이사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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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미국 등 서방은 2015년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계획)에 따라 이란이 농축할 수 있는 우라늄 농도를 3.67%로 제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폐기하고 제재 조치를 복원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높이며 핵 개발을 가속화해왔다. 취임 직후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추진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란 핵 합의에 대해 “그것은 죽었다(it is dead)”고 말했다.
이란이 사실상 핵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포착되면서 중동 긴장도 고조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이스라엘) 새 정부의 방침은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 핵기술연구센터 등이 위치한 이스파한에 드론 폭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