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1일 RFA에 “2·8절(북한군 창건일) 열병식이 있은 후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의 어린 딸에 대한 태도와 반응이 달라지고 있다”며 “딸을 전격 공개한 것에 대한 놀라움과 긍정적인 관심에서 비난과 우려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작년 11월 김주애가 미사일 발사장에 처음 나타났을 때 주민들은 그의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며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열병식 행사 이후 어린아이를 지나치게 내세우는 데 대해 우려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러면서 “초급중학생(중학생)이 어른티를 내며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하고, 김정은과 같이 명예위병대(의장대)를 사열하며 머리 허연 간부들이 머리를 숙이고 쩔쩔매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서른 살도 안 된 여동생(김여정)에게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주며 내세운 김정은이 열 살이 조금 넘은 어린 딸을 주요 행사장에 데리고 다니며 특별한 존재인양 잔뜩 내세우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김일성, 김정일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12일 “현재 주민들의 (김주애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오른쪽)과 부인 리설주(앞줄 왼쪽), 딸 김주애가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전날인 7일 기념 연회에서 장성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AP 뉴시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다. 앞서는 김주애에게 ‘존귀하신 자제분’이나 ‘사랑하는 자제분’을 사용했다.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은 김주애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주애 띄우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8일 열병식에선 김주애 소유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고, 14일에는 김주애의 사진을 담은 새 우표 도안도 공개됐다. 17일 발행 예정인 새 우표에는 ‘존귀하신 자제’란 표현과 함께 김주애가 ICBM 화성-17형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이 김주애를 담은 우표를 발행한 것은 처음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