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태극기와 함께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0 뉴스1
“당정이 긴밀해야한다. ‘당정분리’가 지나치게 관철됐을 때 우리는 레임덕과 탄핵 사태가 있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그룹 의원들이 주장하고 나선 ‘당정 일체론’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3·8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서 ‘당정분리론’와 ‘당정일체론’을 둘러싼 의견이 분출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런 논의를 내심 반기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여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고,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또 당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당정은 파트너십 관계”라며 “당정 갈등은 레임덕으로 이어지고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정분리’라 지칭하는 수준보다 양측이 더 긴밀해져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당정분리 원칙이 지나치게 관철했을 때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연결된 전례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사실상 금기시하는 ‘당정분리’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할 금과옥조가 아니라는 것.
다만 당정일체론은 자칫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수직적 당정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의 ‘탄핵’ 발언을 엄호하기 위해 친윤 의원들이 당정일체론을 꺼내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경험적으로는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모습보다는 여야 앞에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국민들이 더 좋아한다”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나가면 될 문제들이 여당 전당대회 국면을 기점으로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