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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안철수, 대표땐 尹탄핵’ 언급… 안철수 “김기현, 어떤 정신이기에 저런 망상”

입력 | 2023-02-13 03:00:00

與 全大 선두주자들 날 선 공방
安측 “金, 당원-국민 대상 협박 정치”
金 “安, 尹대통령에 칼 겨눌 수도”
이준석계 후보 4명은 공동전선



김기현, 창원서 당원간담회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이 1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당협사무실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제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폭거에 맞서 싸웠던 것처럼 앞으로도 보수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창원=뉴시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각각 ‘보수 정체성’과 ‘탄핵’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김 후보 발언을 두고 안 후보는 “도대체 어떤 정신 상태이기에 저런 망상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의 10년 정치 인생을 보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일이 유독 잦았다”며 “그런 안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대통령과 반목하지 않을지 어떻게 확신하겠느냐”고 맞받았다. 여기에 천하람 당 대표 후보 등 출마자 4명 모두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이준석 전 대표 측은 본격적인 공동전선을 펼치며 김 후보와 안 후보를 압박했다.
●金-安, ‘尹 탄핵’ 놓고 격돌
컷오프 뒤 첫 주말 선거운동에서 김 후보와 안 후보는 ‘탄핵’을 두고 맞붙었다. 김 후보는 11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는 대표는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는 꿈을 갖고 있으면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칠 때 당이 깨지고, 우리가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은, 차마 입에 올리기도 쉽지 않은 탄핵이라는 사태까지 자초해서 겪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2016년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분열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회서 정책발표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오른쪽)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김영우 선거대책본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요청하면 기꺼이 따르겠다”고 말했다. 뉴스1 

이에 안 후보 측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안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전략적으로 당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어 한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오히려 (김 후보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도 “망언이다. 당원과 국민을 협박하는 쌍끌이 협박 정치”라고 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을 꺼내들며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지난해 대선 당시 “윤석열은 자격이 없다. 1년만 지나면 윤석열을 찍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한 발언을 꺼내 들며 “(안 후보가)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또 탄핵 발언 공세에 대해서는 “탈당과 합당을 수시로 했고 ,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적으로 앞장섰던 분이 말씀하시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비공개에 부쳐진 10일 컷오프 결과를 두고도 양 후보 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가 이날 KBS 인터뷰에서 “보도를 보니 큰 격차로 (제가) 1등 했다고 나왔다”고 하자 안 후보 측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불공정 행위와 가짜뉴스에 대해 빠른 조치를 취해 달라”고 반발했다.

두 후보는 또 13일부터 시작되는 합동 연설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책 경쟁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오래전부터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며 “당장은 쉽지 않지만 단계적으로 미국과의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핵무기 운용 협의체 등 저단계에서부터 궁극적 목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만 짜놓고 공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며 “공천 시스템의 개혁성과 합리성, 공정성은 당원들이 직접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당원 검증 절차를 거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 출마 지역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이준석 “金, 朴 탄핵 찬성…安, 공천 분란”
이런 상황에서 천 후보와 김용태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 친이(친이준석)계 4명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뜻) 타령으로 한가해 보이거나, 누구를 축출하느니 해서 무서운 전당대회 분위기를 싹 바꿔 보겠다”고 했다. 이들은 전국 순회 연설회에서도 공동 응원곡과 안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네 후보가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아직까지 조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후보를 향해서는 “김 후보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당원을 협박해 득표하려는 모습이 온당하지 못하다”고 했고, 안 후보를 두고 “공천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 당내 분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