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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야간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무더기로 동원되고 ‘전술핵 운용부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4기도 포착됐다. 북한 매체는 “우리 국가 최대의 핵공격 능력 과시”라고 선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딸, 부인 리설주와 함께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번 열병식은 핵무장과 4대 세습을 결합한 21세기 전제군주 체제의 구축을 선전하는 거대한 쇼였다. 야간 조명 속에 각종 부대·무기의 행진과 군중이 만들어낸 글자와 상징, 제트기의 에어쇼까지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만능의 보검’이라는 전략·전술 핵무기를 앞세워 호전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해 내내 다양한 형태의 도발로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린 북한은 조만간 정찰위성 발사와 7차 핵실험을 벼르고 있다. 이번 무력 시위를 통해 대남, 대미 대결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한 셈이다.
아울러 김정은은 자신의 딸을 열병식에 데리고 나와 김씨 정권이 대대로 세습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는 효과까지 노렸다. 당장 그 딸이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그게 누구든 김씨 집안의 승계를 받아들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진 것이다. 이미 ICBM 시험발사 현장 등 핵전력 개발 현장에 딸을 대동한 김정은이다. 전날 건군절 기념연회에서 딸을 상석 가운데에 앉히고 “혁명 1세들의 넋과 사명이 5세, 6세에 이른 오늘에도 변함이 없다”며 ‘줄기차게 이어지는 위대한 계승’을 강조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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