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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김지우 “물랑루즈, 대작 뮤지컬 중에서도 화려함 수준 달라”

입력 | 2022-12-07 10:36:00

토니상 휩쓴 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역 아이비·김지우 인터뷰




아이비, 김지우가 극찬한 뮤지컬 ‘물랑루즈!’의 오프닝 장면. CJ ENM 제공



1899년 프랑스 파리의 가장 화려한 나이트클럽 ‘물랑루즈’가 한국에 상륙한다.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토니상을 휩쓴 뮤지컬 ‘물랑루즈!’가 영국 호주 독일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2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다. 

배즈 루어만의 영화 ‘물랑루즈’(2001년)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배우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배역 사틴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쏠렸다. 오디션만 지난해 11월부터 1년남짓 이어졌다. 사틴 역에 뽑힌 배우는 아이비(40)와 김지우(39). 두 배우가 같은 배역을 나눠 맡기는 2018년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역에 이어 두 번째다. 

원작 영화에서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사틴에 발탁된 배우 아이비, 김지우. 지난해 11월부터 1년 남짓 진행된 오디션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발탁됐다. CJ ENM 제공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배우는 “대한민국의 모든 뮤지컬 배우들은 다 응시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디션이 치열했다. 절대 안 될 것 같았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물랑루즈!’는 클럽 최고 스타 사틴과 미국에서 온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홍광호 이충주)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과 원작 영화의 차이점이 있다면 사틴의 캐릭터다. 영화에서 사틴은 스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지만 뮤지컬에선 재정적 위기에 처한 물랑루즈를 살리려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 사틴과 크리스티안, 몬로스 공작(손준호 이창용)과의 삼각관계가 영화보다 더욱 팽팽하다. 

“뮤지컬의 사틴은 강인하고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역할이에요. 산전수전 다 겪고 정상을 찍은 다음 내리막만 남은 스타라 마냥 순수할 수 없는 캐릭터죠.”(김지우) “영화에선 사틴이 크리스티안을 선택하는 게 당연하지만 뮤지컬에선 몬로스 공작도 충분히 섹시하고 매력적입니다.”(아이비)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물랑루즈!’ 1막 마지막 곡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를 부를 때의 장면이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모습.  CJ ENM 제공


사전 제작비만 395억 원에 달할 정도로 ‘물랑루즈!’의 무대는 볼거리의 향연이다. 지난해 토니상에선 뮤지컬 부문 작품상·연출상뿐 아니라 의상·무대·조명디자인상 등 10관왕을 차지했다. 

“1막 오프닝을 보는 순간 ‘와, 이것이 자본주의 뮤지컬이구나. 돈 냄새 물씬 난다!’ 싶을 거예요. 여러 대작 뮤지컬을 경험했지만 이 뮤지컬은 화려함의 수준이 달라요. 무대 위의 배우들은 입고 있는 의상과 조명에 눈이 부실 정도예요.”(아이비)

사틴 역의 배우 김지우. CJ ENM 제공


‘빛나는 다이아몬드’란 별명을 가진 사틴은 160분 공연 중에 갈아입는 의상만 16벌이다. 스와로브스키가 촘촘히 박힌 드레스는 한 벌에 수천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두 배우는 맞춤 의상 제작을 위해 호주 애들레이드를 직접 방문했다. 

“의상 16벌은 한두 사람이 만들 거라 생각하는데 장면에 등장하는 의상마다 디자이너가 달랐어요. 정말 신기한 건 코르셋이에요.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춤을 격하게 추는데도 속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관객들이 노출 의상에 시선을 뺏기지 않게 하기 위함이래요. 이 정도의 디테일은 저도 처음 느껴봅니다.”(김지우)

사틴 역의 배우 아이비. CJ ENM 제공


‘물랑루즈!’엔 ‘캉캉’으로 유명한 독일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부터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까지 160년을 아우르는 음악 70여 곡이 담겨있다. 원작 영화의 대표곡에 더해 아델, 리한나, 비욘세, 마돈나 등의 곡을 매시업(여러 곡을 조합해 한 곡을 만드는 편곡 기법)한 넘버로 채운 것이다. 1막 마지막 곡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에만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 등 21곡이 담겼다.

“우리 가요로 치면 이문세의 붉은노을 부르다가 빅뱅 거짓말로 이어 부르는 건데 놀랍게도 너무 잘 어울려요. 이 많은 노래를 어떻게 찾아서 편곡한 걸까 감탄만 나옵니다.”(김지우) “노래방에서나 부르던 명곡들을 무대에서 부른다는 게 신기해요. 스토리와 조화도 너무 잘 되고요. 리허설 내내 느끼는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네요. 빨리 관객과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아이비) 

내년 3월 5일까지, 9만~18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