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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초읽기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

입력 | 2022-12-03 11:00:00

부동산 핵심인 ‘입지’ 탁월, 고분양가 의견에도 일반분양 ‘완판’ 전망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현장. [뉴시스]

“재건축 후 둔촌주공의 미래 가치를 고려하면 분양가가 그리 비싸다고 할 수 없다. 조만간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공급량이 바닥을 칠 전망이다. 그만큼 부동산시장에서 둔촌주공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화물연대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으나 준공·입주에 큰 차질이 생기진 않을 듯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지만 입지 등을 고려하면 분양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 A 씨)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뛰어난 입지 조건과 대단지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12월 1~4일 운영되는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방문 예약에 1만4000여 명이 몰리는 등 흥행 조짐이 감지된다. 다만 침체된 부동산시장과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다.

1만2000채 규모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1980년 입주한 둔촌주공은 원래 아파트 145개 동 5930채 규모의 대단지였다. 재건축 후 들어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85개 동 1만2032채 규모로, 국내 최대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둔촌주공은 그간 높은 기대감 못지않게 험난한 재건축 과정을 거쳤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재건축 논의가 이뤄졌으나 오랫동안 난항하다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주민 이주가 시작됐다. 올해는 분양가 산정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내홍이 이어졌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11월 25일 낸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3.3㎡당 분양가는 3829만 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12억3600만~13억2040만 원으로 책정됐다(표 참조). 취득세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필요한 자금은 14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인근 송파구 대표 단지로 꼽히는 헬리오시티의 같은 면적 시세(11월 24일 실거래가 17억6000만 원)와 비교하면 3억~4억 원 가격이 낮다. 전체 1만2032채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4786채로, 전용면적 기준 각각 29㎡ 10채, 39㎡ 1150채, 49㎡ 901채, 59㎡ 1488채, 84㎡ 1237채다. 84㎡ 초과 평형대(109~167㎡) 물건은 모두 조합원 몫이다. 청약은 12월 5일 특별공급(특공)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 지역 → 7일 1순위 기타 지역 → 8일 2순위 일정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15일이며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 3~17일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둔촌주공 분양이 완판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둔촌주공 분양은 ‘완판’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당장 분양가를 두고 예상보다 비싸다는 의견도 있으나 입지 가치를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둔촌주공은 같은 강동구 단지보다 이웃한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가치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상품은 입지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둔춘주공은 별다른 분석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좋은 입지”라며 “분양이 안 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보다 입지가 우수하면서도 인근 헬리오시티보다 저렴한 것이 매력”이라면서 “그간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수년간 아껴온 청약통장 수만 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규 공급 부족으로 위상 더 높아질 것”

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뉴시스]

둔촌주공의 장점은 뛰어난 입지 조건이다. 강북 중심으로 통하는 서울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강남으로 연결되는 9호선 둔촌오륜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올림픽공원 같은 대규모 녹지는 물론, 위례초·둔촌초, 동북중고교가 인접해 주거·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 단지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기존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은 물론, 헬리오시티에 비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제경 소장은 “최근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당분간 20억 원 돌파는 어렵겠으나, 향후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둔촌주공의 위상은 독보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둔촌주공은 2025년 본격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지금의 부동산 하락장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단하긴 어려우나, 그때면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다. 당장 분양가 13억 원도 주변 주요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건설 초기 단계인 아파트 건설 현장은 공사가 멈출 가능성이 적잖다.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공급량이 곧 바닥을 칠 것이라는 뜻이다.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둔촌주공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 본다.”

다만 여전한 부동산 규제는 분양을 희망하는 이에겐 걸림돌이다. 둔촌주공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이에 따라 청약 당첨자에겐 2년 실거주(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및 8년 전매 제한(당첨자 발표일부터) 의무가 부여된다. 실거주 의무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에 아파트를 분양가에 넘겨야 한다. 청약에 당첨됐으나 실제 계약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탓에 9억 원 초과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12억 원 초과 주택은 중도금 대출에서 제외되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둔촌주공의 경우 이른바 국민평형인 84㎡ 분양가가 12억3600만~13억2040만 원으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특별공급 물량도 없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둔촌주공 설계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84㎡ 일부 타입의 경우 이웃한 집 주방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부엌뷰’ 논란, 소형 평형대가 부동산시장에서 선호도가 낮은 복도식으로 설계됐다는 논란 등이다. 그렇지만 “복도식 아파트와 ‘이웃집 부엌뷰’ 같은 논란은 분양 흥행이나 향후 부동산 가치 면에선 그리 큰 리스크가 아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사 지연 불가피
둔촌주공이 마주한 또 다른 변수는 11월 말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다. 레미콘, 철근 등 건설 자재 운송이 멈추면서 공사 지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둔촌주공 재건축 공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11월 마지막 주)가 지나면 자재 공급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둔촌주공의 경우 현재 이뤄지는 ‘대체 작업’이 마감 공정으로 보이는데 골조 공사가 계속 진행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는 조합원 A 씨는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공사 지연을 걱정하지만,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일정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파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으나 준공이나 입주에 큰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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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367호에 실렸습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