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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군대 간 뒤? 하이브 “게임사업 본격 진출”

입력 | 2022-11-21 03:00:00

방시혁 “음악 넘어 플랫폼 기업”
지식재산권 무기로 다각화 나서
올해 BTS 활용한 게임 성공적
웹툰-OTT 등 게임화도 가속



하이브 IM사가 개발한 인더섬 위드 BTS. 인더섬 위드 BTS홈페이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게임 퍼블리싱(유통) 산업에 뛰어들었다.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사진)은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종합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하이브뿐 아니라 웹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이종 산업군이 게임업계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반대로 IP가 취약한 게임업체의 체력은 약화되고 있다. 게임 시장이 차차 IP 사이의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하이브는 19일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게임 개발사 플린트가 제작한 신작 게임 ‘별이되어라 2 베다의 기사들’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이브의 게임 사업 총괄 법인 하이브IM이 게임 퍼블리싱을 맡고, 하이브가 플린트 지분을 획득하는 방식의 투자도 단행한다. 방 의장은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가 함축적으로 담긴 매력적인 콘텐츠”라며 “음악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란 미래 계획을 가진 하이브가 게임 사업으로 더욱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의 게임산업 진출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은 아니다. 2018년 넷마블이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 원을 투자해 게임 개발 협업을 추진했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 출신인 박지원 전 넥슨코리아 대표를 2020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게임 사업 전담 산하 법인 하이브IM을 분사시켜 게임 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이브IM이 BTS IP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인더섬 위드 BTS’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가입자 600만 명을 모으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이브가 게임에 뛰어든 배경은 단연 수익 모델 다각화가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 영업이익의 67%가량은 BTS가 소속된 레이블 빅히트뮤직이 차지했다. BTS 멤버들이 군 입대를 결정한 뒤 새로운 수익모델이 절실한 상황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인 게임은 IP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게임을 탐구해 나가는 한편, 이를 활용하지 않은 게임도 만들 것”이라며 다양한 장르의 게임 제작 및 유통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이브뿐 아니라 웹툰, OTT 등 이종 산업군의 IP가 속속 게임화하며 업계에서는 IP 확보와 개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각 게임사들이 카카오웹툰의 ‘나혼자만 레벨업’, 네이버웹툰의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을 소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웹툰 IP는 기존 팬 층이 탄탄하고 글로벌 시장 수요도 크기 때문에 시장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된다. 완성도 높은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기묘한 이야기’ 등 IP 활용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최근 자체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올해 말까지 55개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선 파급력이 큰 자체 IP 보유 여부가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성장을 좌우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넷마블은 강력한 자체 IP가 없어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