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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기획]“잘 팔리는 K빵” 美가맹점주 절반은 매장 2개 이상

입력 | 2022-11-09 03:00:00

美 진출 뚜레쥬르, 가맹점 전략 성공… 5년 연속 흑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미국 사업이 탄탄한 가맹점 사업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은 올 10월 문을 연 미국 버지니아주 뚜레쥬르 챈틸리점. 561㎡(약 170평)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매장이다. CJ푸드빌 제공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한 번 운영해 본 점주가 추가로 매장을 연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우호적인 반응과 수익성에 대해 어느 정도 믿음이 생겼다는 의미다. 최근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의 사업성을 확인한 미국 점주들에게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뚜레쥬르의 미국 시장 내 가맹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직영 매장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았음에도 현지 가맹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K베이커리’의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 가맹점 사업전략
CJ푸드빌에 따르면 뚜레쥬르 미국 사업은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5년 연속 영업흑자 기록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진출 이래 최대인 매출 511억 원, 당기순이익 47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회사 측 전망대로라면 지난해보다 큰 폭의 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미국 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CJ푸드빌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4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렇게 뚜레쥬르가 수익을 낼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탄탄한 가맹점 사업전략이 있다.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매장 한 곳 한 곳의 수익모델 정립에 집중하면서 기존 매장 사업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질적 성장을 가능케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미국 내 21개 주(州)에서 성업 중인 전체 매장에서 가맹점 비율이 97%에 달할 뿐만 아니라 가맹점 중에서 2개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 수의 비율 역시 46%로 절반에 가깝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극심한 코로나발 감염병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 속에서도 가맹점 영업 컨설팅에 집중한 결과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추가 출점이 많다는 것은 사업자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존 사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신규 가맹 계약 건수도 50개를 넘어섰다.

사실 2004년 뚜레쥬르가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100% 직영 형태로만 매장이 운영됐다. 하지만 CJ푸드빌은 2009년부터 직영 매장을 일종의 ‘플래그십 스토어’로서 K베이커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으로 이용하면서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점 점주들이 현지 식문화 특성 및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었다.

이처럼 미국인에게는 생소한 한국형 빵과 더불어 그들에게 익숙한 빵까지 함께 선보인 결과, 가맹점들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2년간 새로 생긴 매장들의 현지인 고객 비중이 70%가 넘을 정도로 수요 역시 안정적이다. 사실 담백한 식사 빵부터 달콤한 단팥빵과 크림빵, 여러 재료가 가미된 크로켓(고로케)에 이르기까지 수백 종에 달하는 빵이 진열된 매장의 모습은 한국인에겐 익숙하지만, 미국인에게는 낯선 풍경이다. 미국 현지 베이커리는 대부분 소품목 베이커리이거나 식사 메뉴를 판매하는 캐주얼다이닝으로 양분되기 때문이다.
○ 다품목으로 승부
이에 가맹점들도 300여 종에 달하는 취급 품목 수를 자랑하는 뚜레쥬르의 다품목 베이커리 전략을 취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차별화를 꾀했다. 경쟁이 될 만한 외국 베이커리 브랜드 품목 수의 2∼3배 가깝게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이다.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바게트, 크루아상 등은 물론이고 김치, 마늘, 쌀 등 한국적 재료를 가미한 개성 있는 제품을 모두 판매해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켰다.

아울러 현지 식품 트렌드에 맞춘 영업 컨설팅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가령 CJ푸드빌은 2020년 하반기부터 팬데믹 영향으로 외식 수요가 소규모 가정 모임으로 바뀐 트렌드에 착안해 케이크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홍보 전략을 수립했다. 현지 브랜드들이 투박한 모양의 케이크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구성한 케이크로 승부를 본다면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이런 테마에 맞춘 디자인 케이크들은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벤트가 많은 현지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영업 제한 등 팬데믹 초기 타격을 상쇄해 주는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의 선전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자 CJ푸드빌은 더 공격적으로 뚜레쥬르 미국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법인이 CJ푸드빌 해외법인 중 가장 먼저 적자를 탈피한 데 이어 연속 흑자를 기록하자 뚜레쥬르를 미국 현지 중점 브랜드로 삼고 한국 빵을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적자로 고전하던 중국 광저우 법인을 올해 청산한 만큼 운영 효율화를 통해 미국법인 매출 극대화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21개 주에 흩어져 있는 미국 뚜레쥬르의 점포 수는 현재 총 81개다. 여기에 계약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어 올 연말까지 매장 수는 1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뚜레쥬르 측은 ‘2030년까지 미국 내 1000개 매장 확보’라는 공격적 목표도 세우고 있다. 안헌수 뚜레쥬르 미국 법인장은 “CJ푸드빌 내에서 해외법인 맏형 격인 뚜레쥬르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카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