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CCTV-SNS 영상 확보해 분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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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명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뒤편에 있던 남성 일부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민 것으로 보인다는 목격자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증언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사고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달 29일 참사 현장에 있던 복수의 목격자들은 “빽빽하게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오후 10시 10분 전후에 일부 남성들이 ‘밀어’라고 외쳤고 사람들이 갑자기 확 밀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128㎡(약 39평) 남짓한 골목에 1000여 명이 몰렸는데, 골목 위쪽에 있던 남성들이 아래쪽으로 사람들을 밀었고, 밀린 사람들이 6, 7겹으로 쌓이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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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모습. 뉴스1/인터넷 갈무리
목격자들 사이에선 “남성 5, 6명이 의도적으로 밀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뒤에 있던 한 남성이 ‘밀자, 얘들아’라며 친구들과 함께 ‘밀어! 밀어!’라고 소리쳤고, 사람들이 줄줄이 넘어졌다”고 썼다. 사람들이 술집 테라스 난간으로 올라가려 하자 술집 직원들이 무전을 주고받으며 막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갑자기 몰렸다”고 했다. 해당 인플루언서로 지목된 한 BJ(인터넷 방송인)는 “(저도) 인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술집으로 밀려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31일 오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찰 조사 결과 고의적으로 민 사람들이 특정된다면 상해치사 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밀었던 사람들을 특정하기도 어렵고, 특정인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사건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도 “CCTV에는 소리가 녹음이 안 되기 때문에 책임질 사람들을 특정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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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