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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물류창고 붕괴, 광주 화정아이파크와 흡사” 또 안전 불감증

입력 | 2022-10-21 17:32:00

21일 오후 1시5분쯤 경기 안성시 원곡면의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 출동한 소방 대원들이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최초 구조 시 근로자 3명이 심정지 상태였으나, 이중 2명은 자발적 순환회복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2022.10.21


21일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붕괴사고가 났다. 앞서 지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도 같은 작업을 하다가 무너져 내렸는데 10개월 만에 비슷한 사고가 난 것이다. 건설현장에서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분께 경기 안성시 원곡면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물류창고 4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바닥부분(약 50㎡)이 3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근로자 8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이 중 외국인 근로자 5명이 바닥면과 함께 5~6m 아래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공사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급파해 콘크리트 초기 양생 기준 준수 등 산업안전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월11일 근로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와 비슷한 면이 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도 39층 옥상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다가 23~24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는 콘크리트 양생·품질 관리 부실 △구조 진단 없는 설비층 데크플레이트(요철 받침판) 공법 임의변경 △최상층 아래 3개층(PIT·38·37층) 동바리(지지대) 설치 없이 타설 강행에 따른 슬래브 설계 하중 초과 등이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양생을 간과한 점이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햇볕이 부족한 겨울철에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상공 촬영. 39층 높이의 아파트 3분의 1 가량의 바닥과 구조물, 외벽이 처참하게 무너져 있다. 광주시 제공 영상 캡처

당시 이 같은 지적에 HDC현대산업개발은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35층부터 설비(PIT)층까지 5개 층이 6~10일 만에 타설됐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건설사의 안전 불감증에서 사고가 비롯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 붕괴사고도 안전 불감증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전재희 전국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속도가 빠르고 간편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이용했는데, 시공사가 타설 시 두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고가 난 것 같다”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유사한 점이 많다. 아마 물류창고 신축공사 붕괴사고도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5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저온물류창고는 지난해 9월 착공했다.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건축면적 5236㎡·연면적 2만6996㎡) 저온물류창고 시설로 설계됐다. 지난 8월 기준 49% 공정률을 보였으며, 내년 1월 준공 예정이었다.

시공은 SGC이테크 건설이 맡았다. SGC이테크는 OCI그룹의 계열사로 공업 및 유사 산업용 건물 건설업 분야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연매출액 1조1000여억원이며, 직원수는 계약직 포함 약 1000명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기업에 해당한다.

(안성=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