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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가동 중단 4일 만에 용광로 3기 중 1기 정상화

입력 | 2022-09-11 12:01:00

3고로 정상 가동, 2·4고로는 12일 재가동 예정
생산라인 전체 복구는 추가 시일 걸려




태풍 ‘힌남노’로 가동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高爐·용광로) 일부가 11일 복구됐다.

포스코는 “전날(10일) 3고로의 출선 작업(고로에서 쇳물을 빼내는 것)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는 지난해 말 가동을 중단한 1고로를 제외하고 2~4고로 3기가 가동중이었다. 포스코는 “2, 4고로는 12일 정상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태풍 상륙에 따른 집중 호우로 가동을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4일 만에 재가동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설비 전경. 자료=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집중 호우로 시설 대부분이 침수됐다. 포스코는 태풍 상륙에 대비해 고로가동을 일시 중단(휴풍)했었는데, 기록적인 폭우와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면서 제철소 대부분 지역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가동을 멈췄다. 고로 자체가 손상되지는 않았지만, 생산한 쇳물이 이동해야 하는 다른 생산 공정이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태풍이 지나간 후 추석 연휴 기간에도 쉴 새 없이 복구 작업을 벌여왔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론적으로 고로의 최대 휴풍 기간을 5일 안팎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넘기면 고로 내부가 식으면서 재가동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다. 
 
포스코 측은 11일에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처리하기 위한 제강(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 및 연주(액체 상태의 쇳물을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으로 만드는 것) 설비 복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피해 규모가 컸던 만큼, 철강 제품이 정상적으로 출하되기까지는 추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용도에 맞게 가공하는 것) 설비의 경우 지하시설물 대부분이 침수돼 현재도 배수 및 진흙 제거 작업이 진행중이다. 포스코 측은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되어야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의 복구와 가동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추석 연휴 기간동안 포항제철소 정상화 작업을 벌여왔다. 하루 약 300명의 광양제철소 직영 정비 및 협력사 직원들이 투입됐으며, 경북도 및 해병대에서도 중장비와 인력 지원을 지원받았다. 포스코는 “조속한 조업 정상화로 보답해 지역 및 국가경제에 영향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임직원들이 호우로 침수된 제철소 설비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뉴시스

  추석 연휴 기간동안 포스코 복구 공사에 투입될 인력을 모으는 공고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포스코에 인력을 공급하는 한 업체는 ‘포항제철소 긴급조치-포항제철소 긴급 복구를 위한 수리인력 지원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할 전기 설비 기술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일당으로는 125만 원이 내걸렸다. 포스코에 따르면 “고숙련 전문직을 대상으로 긴급 구인 메세지를 보낸 것”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집중 호우로 생산이 공정된 공정에서 발생한 매출은 지난해 약 18조5000억 원으로, 포스코홀딩스 매출(76조3000억 원)의 24.2%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하루 약 507억 원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로가 손상되는 최악의 경우 대규모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포항제철소의 제품 생산 차질로 조선, 건설, 자동차 등 산업계가 연쇄 충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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