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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45명’ 도봉고, 2024년 문 닫는다…서울 일반계고 첫 통폐합

입력 | 2022-08-25 20:59:00

서울시교육청 전경. ⓒ News1


최근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 도봉고가 2024년 2월 인근 학교로 통폐합되면서 문을 닫는다. 서울 지역의 일반계 고교가 폐교하는 것은 현재의 학제가 확립된 1950년대 초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도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 서울의 첫 일반계 고교 통폐합
서울시교육청은 “공립고인 도봉고가 202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 2학년이 졸업하는 2024년 2월 인근 학교와 통폐합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통합될 학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근 누원고가 유력하다.

도봉고는 서울 도봉구 북쪽 끝에 있다. 경기 의정부시와 거의 맞닿아 있다. 같은 학군 내에서도 가장 외곽이라 학생과 학부모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기에 도봉구의 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도봉구 인구는 2017년 34만6234명에서 올 6월 31만6916명으로 약 5년 사이 8.5%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인구감소율(3.9% 감소)보다 훨씬 크다.

학령인구가 유지되면 비선호 학교에도 인원이 배정된다. 하지만 학생 수 자체가 줄면서 도봉고는 최근엔 2, 3개 학급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2006년 249명이었던 도봉고 신입생은 2016년 123명, 지난해 67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도 통폐합 논의가 오갔지만 결정이 유보됐다.

하지만 올해는 신입생 수가 45명으로 더 줄어들면서 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학생 수가 너무 적어 내신 상대평가에서 불리하다는 학부모 불만이 제기됐다. 신입생 12명이 올 1학기에 전학을 택한 이유다. 결국 남은 1학년 33명도 전원이 지난달 말 인근 학교로 재배치됐다. 현재 도봉고에는 2학년 68명, 3학년 95명만 다니고 있다.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학교가 유지된다.

서울에서 일반계고가 통폐합되는 건 도봉고가 처음이다. 2019년 덕수고 특성화계열이 경기상고에, 지난해 성수공고가 휘경공고에 통폐합되는 것이 결정됐지만 모두 특성화고였다. 초중학교는 염강초 등 4곳이 통폐합됐고, 9개 교가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됐다.
● 4개 고교도 ‘통폐합, 이전 재배치’ 논의
신입생이 모자라 문을 닫는 서울 학교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 103만5217명이었던 서울의 유초중고 및 특수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90만4705명까지 줄었다. 4년 만에 12.6%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고교생이 23.6% 줄면서 전체 학교급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봉고 외에도 2개 고교가 통폐합을 논의 중이고, 또 다른 2개 고교는 이전 재배치를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생 뿐 아니라 교사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학교가 사라지면서 ‘지역 쇠퇴’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문을 닫은 학교 건물이나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도 미리 계획을 세워야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