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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친구들 부적절 영상…핀란드 총리 또 사과

입력 | 2022-08-25 03:00:00

[인물 포커스]
이번엔 관저서 친구들이 찍은 부적절 영상 유출
“지도자 격에 맞나” 비판 목소리
젊은 여성들 “총리도 놀 권리” 옹호




이른바 ‘광란의 파티’ 영상 유출로 마약 투여 의혹까지 제기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사진)가 이번엔 총리 관저에서 친구들이 찍은 부적절한 사진과 영상이 퍼지자 사과했다. 젊은 총리의 시끌벅적한 사생활에 대해 “지도자 격에 맞지 않다”는 비판과 “총리도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 권리가 있다”는 옹호가 맞선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23일 마린 총리가 관저에서 친구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온라인에는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 두 명이 관저에서 윗옷을 걷어 올리고는 ‘핀란드’라고 적힌 종이로 가슴을 가린 채 서로 키스하는 영상과 사진이 확산됐다. 이 영상에는 등장하지 않은 마린 총리는 7월 일요일 록 페스티벌에 다녀온 뒤 친구들과 관저에서 사우나와 수영을 즐길 때 찍힌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저 아래층 손님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적절하지 않다. 그 사진은 찍지 말았어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보안 태세는 유지됐고 참석자들이 화장실 말고는 관저 안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마린 총리가 유럽 정상들과 화상 회의할 때 쓰는 책상 뒤편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보도했다.

마린 총리는 지난주 핀란드 유명 인사들과 가정집에서 격렬하게 춤추는 영상에 이어 수도 헬싱키 유명 클럽에서 남성 스타 팝가수와 춤추는 영상이 퍼지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잇단 사생활 영상 유출을 두고 한 나라 수장으로서 격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핀란드 최대 신문 ‘헬싱인 사노마트’는 “총리가 통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진과 비디오가 공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안 문제와 함께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적대적인 러시아 정보 당국이 악용할 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핀란드 언론인 출신 작가 마리아 헤이노센은 23일 미국 CNN에 “마린 총리를 일과 삶 균형(워라밸)의 상징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정치인도 평범한 삶을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친구들과 춤추며 즐기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며 ‘#산나와 연대’란 꼬리말을 달아 지지를 나타내는 핀란드 젊은 여성도 적지 않다.

2019년 12월 34세로 핀란드 제1당 사회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돼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2020년 결혼해 네 살 딸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외교부 장관과 밀접접촉한 뒤 업무용 휴대전화를 집에 둔 채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나이트클럽에서 논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