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5회 방송분. 넷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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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방영 중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위암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위암 3기 판정을 받은 선배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에게 ‘위암 생존율’이나 ‘사망’ 등을 언급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지난 17일 방송된 드라마 15회에서는 정명석이 위암 수술을 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우영우는 업무 시간 중 병원을 찾아가 수술실에 막 들어가려던 정명석을 만났다. 정명석이 “어떻게 왔느냐”고 묻자 우영우는 “정명석 변호사가 보고 싶어서 왔다. 만약 수술이 잘못돼 사망하게 되면 다시는 보지 못하니까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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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영우는 ‘수술하면 살 확률이 높다’는 정명석의 말을 반박했다. 우영우는 “그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들의 경우를 모두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정명석 변호사처럼 위암 3기인 경우에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30~40%밖에는…”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결국 정명석은 의료진에게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자”며 재촉했고, 우영우는 그런 정명석에게 “꼭 살아서 돌아오십시오”라고 외쳤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에는 익살스러운 효과음과 발랄한 배경음악이 사용됐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5회 방송분. 넷플릭스 캡처
암 환우와 가족이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암 환자인데 드라마 보고 너무 실망했다. 한국이 수술 세계 1등이라 괜찮을 거라는 사람한테 재발 확률이 높다는 말은 왜 하는 거냐”, “암 환자와 보호자는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몸과 마음이 지쳤는데 왜 드라마에서도 생존율 30% 운운하는 걸 봐야 하느냐”,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고 해서 막말을 하는 게 괜찮은 건 아니다. 암 환자 가족인데 드라마 보고 상처받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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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드라마란 장르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모든 상황과 입장을 고려할 순 없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이 타인에게 유대 감정을 못 느끼며 말하는 걸 잘 표현한 것 같다”, “암 조기 발견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