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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한 달 만에 출근길 시위 재개…경찰, 집중 수사 예고

입력 | 2022-08-01 14:44:00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 공동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장애인 이동권 및 예산 확보를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1/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약 한 달 만에 출근길 승하차 시위를 재개하면서 서울 지하철 5·9호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경찰은 현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위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전장연 관계자들이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며 집중 수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장연은 1일 오전 8시 3분부터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의도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한 뒤 오전 10시 14분경 국회의사당역에서 하차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으로 시위를 마무리했다.

이날 시위로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기준 상선(방화방면) 열차 운행은 약 1시간 정도 지연됐다. 반대 방향(하선)에서도 50분가량 지연이 발생했다. 여의도로 출근한 직장인 허모 씨(31·서울 강서구 거주)는 “평소 출근에 걸리는 시간이 40분 정도인데 오늘은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며 “출근 시간에 인원이 많이 몰리는 5, 9호선에선 (전장연이) 시위를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열차 운행이 지연돼서 당황했다”고 했다.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한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이다. 당시 전장연은 장애인 예산 반영에 대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답변을 요구하며 “7월 말까지 답이 없다면 8월 1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출근길에 지하철을 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기재부가 부자 감세는 신속하게 하면서 장애인 예산 보장은 책임을 각 부처에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집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장연 관계자들에 대한 집중 수사를 예고했다. 경찰은 서울 곳곳에서 지하철 승하차 등 불법 시위를 벌인 전장연 관계자 26명을 대상으로 수사 중이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지난달 혜화경찰서, 종로경찰서 등에 출석했지만 건물 내 승강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혜화경찰서 1층에 조사실이 마련돼 있어 (조사를 받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도 조사에 임하지 않았다”며 “남대문경찰서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