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신록, 1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출연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지옥행을 고지 받고 두 아이와 사별하게 되는 박정자 역을 연기한 김신록.
tvN드라마 ‘방법’에서 김신록은 악귀에 들린 딸을 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저주를 내려야 하는 무당을 연기했다.
조금은 낯선 외모의 그는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한 18년차 배우다. 데뷔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연극 무대에 섰던 그가 이번엔 1인극에 도전한다. 26일 개막하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서다.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배우로서 연극 무대에 설 때 힘을 얻는다”며 “무대에서 활성화된 에너지가 다른 영상 작품을 찍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시몽의 심장, 간, 폐 등 여러 장기가 흩어져서 여러 나라로 가는 24시간 동안 관객에게 ‘시몽은 대체 무엇일까’란 질문을 던지죠. 우리는 시몬의 장기들을 시몬이라 부를 수 있을까. 몸이 해체되어도 여전히 그 사람일 수 있다면 여러 형태의 삶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생명의 역동성과 전이(轉移)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에선 배우 1명이 100분간 휴식 없이 16개 배역을 연기한다. 홀로 외워야 하는 대사 분량은 무려 A4용지 36장 가량 된다. “대사를 외울 때 ‘반드시 왜 이 말이어야 하는가’에 굉장히 천착하는 편이에요. 작가나 번역가가 왜 이 단어를 선택했고, 이건 어떤 의미일까 되새기다보니 이중, 삼중의 시간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한 배우 김신록
최근 10여 년간 그는 배우보단 ‘연기 선생님’으로 살았다.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양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졸업 후 메소드 연기를 배우기 위해 미국, 유럽의 극단에 방문 유학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그는 무대보단 강단에 주로 섰다.
광고 로드중
‘전업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연극뿐 아니라 드라마로도 눈을 돌렸다. 김용환 감독의 드라마 ‘방법’에서 무당을 연기했고 이후 ‘방법’의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저주 받은 여성을 연기했다. 방영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위트홈2’와 디즈니플러스 ‘무빙’에도 출연한다.
“판타지성과 세계관이 강렬한 작품이 흥미로워요. 그런데 반대급부로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엔 농담반 진담반으로 ‘멜로하고 싶다’고 말해요. 1차적으로 발견되거나 읽히지 않는 저의 에너지, 표정을 누군가 사용해주었음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