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호주오픈 우승 뒤 은퇴한 바티 내일부터 해리 케인 등과 팀 이뤄 펠프스 등 미국스타 팀과 골프대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전통에 따르면 애슐리 바티(26·호주·사진)는 28일 대회 경기장인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 센터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센터 코트에서 1회전 경기를 치르는 게 135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 전통이기 때문이다. 바티는 지난해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0·체코·세계랭킹 7위)를 꺾고 메이저 대회 개인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바티는 영국 런던이 아니라 미국 뉴저지로 향한다. 그리고 테니스 라켓 대신 골프채를 잡는다.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아이콘스 골프 시리즈’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 바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는 해리 케인(29) 등 다른 종목 전·현직 선수들과 ‘월드’ 팀을 이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7) 등이 속한 ‘미국’ 팀과 대결을 벌인다.
바티는 올해 1월 호주 오픈에서 호주 선수로는 44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뒤 3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까지 114주 연속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티는 “테니스라는 아름다운 스포츠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벽히 바쳤다. 최정상의 수준에 머물기 위해 필요한 육체적 추진력이나 정서적 욕구가 모두 고갈됐다”고 말했다.
바티는 골프에서도 핸디캡 4의 실력자다. 지난해 11월 프로 골퍼 게리 키식(30)과 약혼해 호주 브룩워터 골프장 주변에 살고 있는 바티는 최근 이 골프장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기도 했다. 201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개막 행사에서 바티의 시타를 보고 “스윙이 엄청나다. 나 놀리는 거냐”며 칭찬하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