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매체 연합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가 러시아 건설사들의 이메일 자료를 토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호화 별장으로 추정되는 저택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공개한 이미지. OCCRP 홈페이지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저택이 추가로 실체를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탐사매체 연합인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와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Meduza)는 건설사 두 곳으로부터 이메일 수천 개를 입수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매체는 이메일에 포함된 평면도, 청사진, 실내 설계도 등을 바탕으로 푸틴 대통령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저택 두 채를 묘사했다.
이 집의 명의는 ‘프라임’이라는 회사로, 푸틴 대통령 측근인 은행가 유리 코발추크의 비영리 연합체가 소유한 곳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뉴시스
이곳에는 200㎡ 규모의 탁 트인 만찬장이 있고, 2층에는 호수를 내려다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주방에는 그릴과 오븐, 일본식 철판 등이 즐비하며 34만5000유로(약 4억7000만 원)짜리 오스트리아 양조 장비가 있어 하루에 맥주 47L를 만들 수 있다. 수영장도 2개 딸려있다.
가디언은 한 문건을 인용해 2015년 6월 기준 인테리어 비용이나 가구 등을 제외한 이 건물의 건축비용은 1억8700만 루블(약 45억 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등록한 자산은 검소한 수준이다. 영국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작은 아파트와 구소련식 자동차 2대, 트레일러 1대와 작은 차고, 11만 파운드(약 1억7520만 원)의 연봉이 전부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비밀리에 엄청난 자산을 축적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이는 ‘판도라 페이퍼스’ 등 탐사보도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